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 현존 최고의 선수지만 가을야구와는 인연은 사실상 없다.
지난 2014년 에인절스는 98승64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3전 전패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2014년 정규시즌 MVP였던 트라웃 역시 이 시리즈에서 12타수 1안타에 그쳤다. 1안타가 홈런이었지만 트라웃은 팀의 가을야구 실패와 함께 부진했다. 올해 에인절스에서 필라델피아로 넘어갔던, 트라웃의 전 동료인 외야수 브랜든 마쉬가 벌써 포스트시즌에서 10승을 챙긴것과 비교하면 아이러니하다.
트라웃은 야구 시즌이 끝나면 언제나 고향인 펜실베니아주 밀빌로 돌아간다. 현재 월드시리즈에 올라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 시티즌스 뱅크 파크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위치한 도시다. 필라델피아가 사실상 트라웃의 고향팀이다.
필라델피아 야구 팬들을 비롯해 고향 밀빌의 주민들은 트라웃이 고향팀으로 돌아오는 상상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2014년 6년 1억4450만 달러의 장기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이 계약을 1년 남겨둔 2019년, 12년 4억2650만 달러의 초대형 장기계약까지 맺었다. 트라웃이 고향으로 돌아오기에는 너무 멀리 떠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2019년, 트라웃의 계약이 발표되기 3주 전에 이미 브라이스 하퍼와 13년 3억3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슈퍼스타’ 갈증을 채웠다. 하퍼 역시 당시 라디오 방송에서 “트라웃에게 2020년에 필라델피아에서 함께 뛰자고 전화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되지 않나”라면서 트라웃과 함께 뛰는 순간을 상상했다고 밝혔다.
LA 지역매체인 LA타임스는 트라웃은 1일(이하 한국시간), ‘트라웃의 고향팀은 월드시리즈에 있다. 필라델피아에서 뛸 수 있을까?’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필라델피아가 하퍼와 트라웃을 모두 감당할 수 있었을까. 메이저리그에서 스몰마켓 중 하나인 샌디에이고가 매니 마차도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위해 6억4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면, 빅 마켓인 필라델피아는 하퍼와 트라웃에게 1억 달러를 더 투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트라웃의 고향인 밀빌에서 시장직을 역임했고 트라웃의 가족과 인연이 깊은 팀 섀넌 전 시장은 “트라웃과 하퍼가 함께 뛰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정말 멋질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트라웃은 진실된 선수다. 뚝심이 있다. 말이 많지 않지만 매일 경기에 나가서 플레이를 한다. 그는 선량한 생각을 갖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그를 잘 키워줬다면 그들에게 충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향에 대한 애착과 별개로 에인절스를 향한 충성심이 강한 트라웃을 대변했다.
이어 그는 “트라웃이 필라델피아에 오기 위해서는 에인절스 구단이 유망주를 데려올 수 있게 직접 트레이드를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트라웃과 하퍼가 함께 뛰는 것을 다시 상상하면서 “만약 트라웃이 정말로 필라델피아로 돌아온다면 나는 집을 담보로 대출 받아서 시즌 티켓을 사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