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몰락한 MVP를 방출하고 홈런왕을 그 자리에 채울까. LA 다저스의 전력 개편 도미노의 그림이 그려질까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의 행선지가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62홈런으로 로저 매리스의 61홈런 기록을 61년 만에 뛰어넘은 저지는 이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저지는 올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의 7년 2억1350만 달러의 연장 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대신 양키스의 제안에 최대 10년 3억6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역제안하기도 했다. 시즌에 돌입하자 저지는 역대급 홈런 페이스를 선보였고 시즌 도중 협상 테이블은 차려지지 않았다. 이제 저지는 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낼 수 있다고 예상이 나오고 있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저지의 향후 거취, 이적시 예상 행선지를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 LA 다저스,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가 거론됐다.
우선 양키스 역시도 저지의 잔류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야구적으로도 야구 외적으로도 저지의 존재는 필요하다. 매체는 ‘저지가 이적하면 양키스 안팎에서 그의 가치를 대체할 선수가 전혀 없다. 저지가 잔류하기를 바라야 한다. 저지는 데릭 지터 이후 가장 인기있는 양키스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다저스의 상황을 설명했다. 일단 다저스는 유격수 트레이 터너도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한다. 터너 역시도 3억 달러 계약이 유력한 상황. 만약 터너를 잔류시키는데 실패하면 공격력을 채우기 위해 저지를 채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매체는 ‘다저스도 저지 영입 경쟁에서 배제하기 힘들다. 그들은 자금이 충분하다. 만약 터너가 떠난다면 다저스타디움에서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저지를 영입하면서 확실히 메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다음 전제 조건으로 ‘몰락한 MVP’ 코디 벨린저의 방출을 언급했다. 매체는 ‘그리고 만약 다저스가 벨린저를 논텐더로 방출한다면 중견수에 공백이 생기는데 이 자리에 무키 베츠와 저지가 번갈아가며 뛸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저지와 베츠 모두 우익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중견수 수비 역시 가능하다. 저지는 올해 우익수에서 491⅔이닝을 뛰었고 중견수로는 더 많은 632⅔이닝을 소화했다. 중견수 자리에서 디펜시브런세이브(DRS) 수치는 +1로 평균 이상의 수비력은 선보였다. 60홈런을 치는 중견수는 4억 달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2018년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9년 MVP를 수상하며 탄탄대로를 달렸던 벨린저는 이후 어깨 부상 등으로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평균 이하의 선수로 전락했다. MVP를 수상한지 3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144경기 타율 2할1푼(504타수 106안타) 19홈런 14도루 OPS .654의 성적에 머물렀다. 올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는 마지막 시즌이다. 올해 연봉은 1700만 달러였다. MLB.com은 벨린저의 내년 연봉은 1810만 달러를 예측했다.
반등에 도박을 걸어야 하는 벨린저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홈런이라는 장점이 확실한 저지에게 화끈하게 투자하는 게 더 낫다는 게 디애슬레틱의 의견이다.
그러나 매체는 다저스가 저지가 원하는 계약기간을 안겨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매체는 ‘다저스는 해결해야 할 다른 문제들이 있고 수년간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에게 비슷한 제안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저지가 전형적으로 원하는 계약보다는 단기 계약으로 그들의 지출 여력을 활용하려고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