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고 오타니 쇼헤이에서 두산 베어스의 155km 에이스로 성장한 곽빈(23). 그의 다음 목표는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 승선이다.
곽빈은 프로 5년차인 올해 27경기 8승 9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다. 전반기 제구 난조로 인한 기복을 보였지만 후반기 들어 달라진 모습과 함께 11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98로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8월부터 9월까지 두 달 동안 제구가 되는 최고 155km 포심패스트볼을 뿌리며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2.29의 안정감을 뽐냈다.
최근 이천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곽빈은 “후회가 없는 시즌이었다. 내 투구를 되찾은 한해였다”라며 “내 자신을 믿은 게 주효했다. 안타 10개를 맞아도 되고 10점을 줘도 되니 직구, 변화구를 모두 가운데에 던졌다. (박)세혁이 형에게도 가운데에 앉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넷이 없어졌다”라고 한 시즌을 되돌아봤다.
배명고 특급 유망주였던 곽빈은 2018 두산 1차 지명과 함께 첫해부터 32경기를 소화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해 10월 수술대에 올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고, 예상보다 재활이 장기화되며 2019시즌과 2020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곽빈은 작년 5월 정식선수 전환과 함께 1군에 등록되며 다시 힘차게 공을 뿌렸다. 긴 공백 탓에 잦은 기복을 보였고, 묵직한 직구 효과를 반감시키는 제구 난조에 시달렸지만 성장통을 거쳐 9월 마침내 안정을 찾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을 맡아 팀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에 기여한 곽빈은 올해 그 기세를 이어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곽빈은 “입단 후 재활을 오래했고 작년의 경우 기대만큼 성적을 못 냈다. 또 올해 초반까지도 성장이 느린 느낌이었는데 후반기 달라진 투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다만 후반기 호투에도 팀은 9위라는 아쉬운 순위로 시즌을 마쳤다. 곽빈은 “7년 연속 높은 자리에 있었는데 아쉽다”라면서도 “이것 또한 팀 성장을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욱 강팀이 될 것이다. 올해 9위가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곽빈은 다음 시즌 새롭게 출범한 이승엽호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 최근 이승엽 감독과 면담을 진행한 곽빈은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었다”라고 웃으며 “감독님이 긍정적인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나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시는 눈치였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오프시즌 몸을 잘 만들겠다. 그리고 내년에는 전반기부터 좋은 투구를 펼쳐 감독님께 인정을 받겠다”라고 전했다.
곽빈의 다음 목표는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 승선이다. 이미 MLB 월드투어 팀 코리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엔트리에도 그대로 이름을 올리고 싶다. 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 지난 29일 취소가 결정됐다.
곽빈은 “앞으로 있을 WBC,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등 각종 국제대회에 그 누구보다 출전하고 싶다. 2년 동안 재활이 힘들었기 때문에 그걸 보상받고 싶다”라며 “나라에 필요한 투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곽빈은 현재 경미한 어깨 통증으로 마무리캠프 회복조에 편성돼 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와 WBC 출전을 위해 건강한 몸을 만들고 있다.
곽빈은 “내년을 위해서 재활을 하고 있다. 나라에 필요한 투수가 되려면 일단 아프지 않아야 한다”라며 “다시 말씀드리지만 WBC에 꼭 출전하고 싶다”라고 태극마크를 향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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