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이 걱정이다".
KIA 타이거즈가 11월1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에서 마무리 캠프를 차린다. 제주 캠프를 떠나는 김종국 감독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4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 보다는 5위에 그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패배로 하루 짜리 가을로 마감한 것도 아쉬움이 크다.
이제는 계약 2년 차를 맞는 2023시즌에 대비해 알찬 전력을 꾸려야 한다. 마무리 훈련을 시작하면서 가장 걱정이 되는 대목을 묻자 "아무래도 마운드이다. 뒤쪽(불펜진)이 가장 큰 걱정이다. 어떻게 3명이 한꺼번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겠는가. 그게 올해 가장 아쉬웠다"고 밝혔다.
KIA는 올해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JJJ' 필승조를 가동했다. 각각 약간의 기복이 있었지만 2022시즌을 버텨온 것도 필승조의 덕택이었다. 그러다 장현식(7월29일부터 40일)과 전상현(7월30일부터 31일간)이 팔꿈치 피로증세로 이탈했다. 마무리 정해영도 8월12일부터 12일동안 어깨염증으로 자리를 비웠다.
세 투수의 이탈로 뒷문에 휑해진 KIA는 후반기를 역주행했다. 후반기 성적 28승33패에 그쳤다. NC 다이노스의 거센 추격을 받으며 힘겹게 5위 수성을 했다. 'JJJ' 필승조가 정상적으로 가동했다면 성적은 정반대가 됐을 것이고 5위 이상의 순위도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내년 시즌 선발진 구성은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뒷문은 여전히 물음표이다. 가장 큰 변수는 2021 홀드왕 장현식이다.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했다. 재활기간은 3~4개 월 정도로 잡았다. 개막전에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00% 구위를 던지기 쉽지 않다.
김 감독은 "큰 수술은 아니더라도 재활을 마치고 개막에 된다는 보장은 없다. 더 늦을 수도 있다. 조금은 보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전상현도 어깨와 팔쪽에 문제가 있었다. 정해영 정도만 문제가 없다. 내년에도 계속 고민하고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지는 불펜투수가 절실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마땅한 1이닝 삭제 후보는 누구일까. 현재 전력에서 꼽는다면 상무에서 복귀한 김기훈, 신인 윤영철, 올해 불펜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150km 파이터 김재열, 한승혁, 윤중현 등이 있다. 결국은 시즌 막판 전역과 함께 5위 수성에 큰 힘을 보탠 김기훈 정도를 제외하고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
김기훈은 상무에서 안정된 제구과 스피드까지 끌어올리고 복귀했다. 딱 5경기만 등판 했다. 8⅔이닝동안 9탈삼진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04의 투구를 했다. 나가면 1이닝은 가볍게 삭제했다. 피안타율 1할3푼8리에 불과했다. 내년 시즌 선발과 필승맨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다. 과연 불펜의 해결사로 나설 것인지 김기훈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