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이 끝나고 FA 시장에서는 ‘포수’가 화두다. 포수 포지션이 약한 몇몇 팀들이 포수 보강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포수 FA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NC 양의지(35) SSG 이재원(34) KIA 박동원(32) 두산 박세혁(32) LG 유강남(30)이 동시에 FA 자격을 얻는다. 양의지와 이재원은 2번째, 박동원, 박세혁, 유강남은 첫 FA 자격을 앞두고 있다.
최대어는 양의지다. 4년 전 NC와 125억원에 FA 계약을 한 양의지는 2번째 FA에서도 또 대박을 앞두고 있다. 여전히 리그에서 No.1 포수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다소 부진했음에도 130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 20홈런 94타점 OPS .860을 기록했다.
소속팀 NC는 주전 포수 양의지를 놓칠 수 없다. 군 제대를 앞뒀던 포수 김형준이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하면서 백업이 약하다. 강민호(삼성)을 떠나보낸 후 수 년 간 포수 문제를 겪고 있는 롯데, 이승엽 신임 감독을 임명한 두산 등이 포수 보강을 꾀하고 있다.
박동원은 KIA가 시즌 초반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키움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김태진, 202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 현금 10억원을 키움에 주고 영입한 것. KIA는 FA가 되는 박동원을 타 팀으로 떠나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원과 박세혁은 최근 2~3년 성적이 안 좋다.
LG 주전 포수로 활약한 유강남은 포수 FA들 중에서 가장 어리다. 올 시즌 성적은 FA를 앞두고 다소 아쉽다. 139경기에서 타율 2할5푼5리 8홈런 47타점 OPS .677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두 자리 홈런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8개에 그쳤다. OPS도 주전이 된 2015시즌 이후로 가장 낮다.
LG는 유강남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2015년 1차지명으로 뽑아 군 복무를 마치고 성장 중인 포수 김재성을 지난 겨울 FA 박해민 보상 선수로 삼성으로 떠나보냈다. 백업이 약해 베테랑 허도환을 FA로 영입해야 했다.
유강남은 잔부상 없이 풀타임을 뛰는 체력, 건강한 몸을 가졌다. 최근 5년간 매년 950이닝 이상 포수 마스크를 썼다. 특히 최근 3년 연속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뛴 포수다. 올해 리그에서 유일하게 1000이닝 이상을 뛰었다.
유강남은 올해까지 개인 통산 1028경기를 뛰면서 풍부한 경험치를 쌓았다. 프레이밍 실력이 뛰어나고, 포수는 30세 이후에 타격, 리드 등에서 만개한 기량을 뽐내기도 한다. 두 자리 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은 있다. 수비 부담을 조금 덜고 출장 관리가 주어지면 타격 지표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
최대어 양의지를 향한 경쟁이 붙으면 승자는 한 팀만 웃을 테고, 다른 팀들은 두 번째 타깃을 찾을 것이다. 아니면 처음부터 양의지 경쟁에서 발을 빼고, 유강남에게 시선을 돌릴 수도 있다. 물론 LG는 다른 팀이 유강남을 넘보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강남의 몸값도 상승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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