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키움 히어로즈 타일러 애플러(29)가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애플러는 지난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탈삼진 1실점 승리를 따냈다. 키움은 4-1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차전에 등판해 5이닝 1실점 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중요한 승리를 따냈던 애플러는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3이닝 4실점(1자책) 패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경기에서 3일 휴식 후 등판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해냈다.
홍원기 감독은 4차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1차전에서 애플러가 못던져서 일찍 내린 것이 아니고 흐름상 실책 때문에 실점이 나와 교체했다. 기대 이상으로 오늘 너무 잘 던져줬다. 1회 위기를 넘긴 것이 6회까지 간 원동력인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큰 기대를 하고 싶다”라고 애플러를 칭찬했다.
“이렇게 큰 경기에서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한 애플러는 “나는 이렇게 중요한 경기를 즐기는 편이다. 내 승리로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갔기 때문에 너무 즐겁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애플러는 시즌 시작을 함께한 30명의 외국인선수 중에서 계약규모(총액 40만 달러)가 가장 적어 기대치가 크지 않았다. 정규시즌에는 33경기(140⅓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을야구에서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3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14이닝 6실점(2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29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말한 애플러는 “시즌을 치르면서 중간에 팔꿈치 통증도 있었고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포스트시즌에 오면서 팔꿈치 상태도 좋아졌고 자신감을 가지고 던지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앞선 2경기에서는 애플러의 등판 경기에 야수들의 실책이 많았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유격수 신준우가 3실책을 기록했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애플러가 투구를 하는 동안 3실책, 전체 경기에서는 4실책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단 하나의 실책도 나오지 않았다. 애플러는 “앞선 경기에서 실책이 많이 나온 것은 맞지만 야수들을 탓할 수는 없다. 내가 홈런을 맞을 수도 있는 것처럼 야수들도 실책을 할 수 있다. 다 야구의 일부분이다. 크게 개의치 않았다”라며 야수들을 격려했다.
애플러와 함께 한국에 온 애플러의 가족들은 애플러의 등판 경기를 모두 야구장에서 지켜봤다. 애플러의 딸은 플레이오프 4차전 전날이 생일이었다. 애플러는 “가족들과 한국에 함께 있는게 너무 감사하다. 가족들은 나의 가장 큰 서포터다. 딸이 오늘 경기를 좋은 기억으로 간직했으면 좋겠다. 나중에 영상으로 다시 보면서 오늘의 추억을 돌아보고 싶다”라며 웃었다.
“한국시리즈 같이 중요한 경기에 나가는 것은 처음이다”라며 한국시리즈 등판을 기대한 애플러는 “우리는 시즌 내내 언더독이었다. 아무도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는 오히려 SSG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만의 야구를 하면서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