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중에 보여진 행동이 아니었다. LG 3년 차 좌완 김윤식 이야기다.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3차전 경기.
LG는 9월 이후 6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0.79,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김윤식을 선발로 내세웠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선발.
김윤식은 1회 선두타자 김준완에게 우익수 오른쪽 안타, 이어진 이용규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으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정후, 김혜성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다. 2회부터 5회까지 허용한 안타는 4회 이정후의 좌전안타뿐이었다.
6회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김윤식은 김준완을 2루 땅볼, 이용규를 1루 땅볼 처리했다. 2사 3루에서 경헌호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고 이정후 타석에 진해수와 교체했다.
총 투구 수는 82개. 한계 투구 수에 여유가 있다고 보였기에 교체는 다소 의외로 보였다.
경기 후 류지현 감독은 김윤식의 교체 타이밍에 대해 "허리가 조금 불편해 보여서 바꿨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김윤식은 이날 허리를 만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할 때, 그리고 6회 김준완을 상대하고는 허리를 잡았다. 무의식 중에 보여진 행동이 아닌 불편함이 있었던 것이었다.
다음 날 4차전을 앞두고 류지현 감독은 김윤식 몸 상태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허리 상태는 시즌 막판부터 조금 안 좋았다. 시즌 마지막에 허리 자극이 있어서 엔트리에서 빠져서 관리를 받아 왔다”라며 "교육리그에서 한 경기 등판했는데 1이닝만 던지고 빠졌다. 허리 문제 때문이었다. 시리즈 전에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윤식은 첫 가을야구 무대 선발 등판에서 고통을 참으며 볼을 뿌린 것이었다. 교체 시점에 대한 의문도 풀리는 이야기.
몸이 불편한 가운데 5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친 김윤식은 이날 승리를 챙기진 못했다.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4-6으로 패했기에.
LG는 4차전도 패하며 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1994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8년째 우승의 갈증도 풀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김윤식이 9월 이후 보여준 놀라운 피칭은 '에이스 탄생'과 더불어 허망하게 가을야구를 끝낸 팬들에게 작은 위안을 안겼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