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한동안 잊혀진 이름이었다. 적어도 그의 나라에서는 그렇다(푸이그는 2019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하지만 요즘 달라졌다. 검색량이 부쩍 늘었다. 뉴스에도 꽤 언급된다.
주요 매체 중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유독 그렇다. 팬네이션이라는 카테고리에 자주 등장한다. 29일 다저스 섹션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야생마가 여전히 달리고 있다. 다저스의 올스타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가 자신의 KBO팀을 챔피언십 시리즈로 진출시키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면서 이번 포스트시즌의 구체적인 기록을 첨부했다. 기사에는 주인공의 트위터 계정이 링크됐다. 홈런을 치고 들어오면서 어린이 팬과 하이파이브 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렇게 끝을 맺는다. ‘31세의 이 선수는 미국과 MLB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LA와 다저스로. 아마도 이런 모습은 올 겨울 일부 팀에 어필할 것이다.’
그 밖에도 다저네이션 등이 활약상을 주목한다. SNS의 해시태그도 화제다. ‘#WinForVin’. 8월에 타계한 빈 스컬리 옹에게 승리를 바치겠다는 마음이다. ‘야생마’라는 별명을 붙여준 다저스의 목소리다.
댓글도 우호적이다. ‘푸이그 때문에 다저스 팬 됐는데’, ‘컴백? 해야지. 야구도 괜찮고, 재미도 있잖아’, ‘(다저스 외야수) 조이 갈로보다 훨씬 낫다. 얼른 데려와라.’ ‘파드레스도 괜찮은데…’ 등등. 복귀를 응원하는 내용들이다.
이미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KBO 출신들이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류현진, 김광현, 김하성 같은 토종들은 그렇다 치자. 역수출 사례가 여럿이다. ‘연수’를 통해 재능이 꽃 핀 선수들이다. 크리스 플렉센, 메릴 켈리, 다린 러프, 에릭 테임즈 등이 성공했다.
푸이그는 좀 다르다. 이미 정점을 찍었던 스타다. 하지만 급격히 추락했다. 이런저런 이유 탓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다른 측면도 무시 못한다. 때문에 2019년이 끝이었다. 이후로 험지를 전전했다. 도미니카 윈터리그, 멕시칸 리그…. 어렵게 취직 자리를 얻었다. 고척돔에 있는 직장이다.
어찌어찌 한 시즌을 치렀다. 우려했던 부분은 많이 누그러졌다. 크게 불거진 사생활 문제는 없었다. 훈련이나 경기 태도도 예전만큼은 아니다. 물론 아예 달라진 건 아니다. 간간이 구설에도 오른다. 그러나 ‘그러려니’ 넘길 수준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실적이다. 가을 들어 굵직한 퍼포먼스를 잇따라 보여준다. 확실한 존재감이다.
이 정도면 태평양 건너의 관심은 당연하다. 아직 창창한 31세 외야수다. 실력이야 이미 검증됐다. 이젠 철도 들었다. 소속팀 감독이 1급 심리상담사 자격증 소지자다. 게다가 용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KBO재활원 (또는 KBO연수원) 출신 아닌가. 야생마의 쇼케이스가 뜨겁다.
칼럼니스트 일간스포츠 前 야구팀장 / goorad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