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뛰었던 야시엘 푸이그(32·키움)가 올 가을에는 KBO리그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지난해까지 월드시리즈, 한국시리즈 경기 모두 뛴 선수는 단 2명에 불과했는데 올해 푸이그가 진귀한 계보를 이어가게 됐다.
푸이그가 속한 키움은 지난 28일 2022 KBO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를 4-1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이날 푸이그는 3회 결승 솔로 홈런에 이어 7회 쐐기 적시타까지 2타수 2안타 2타점 2볼넷으로 맹활약하며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경기 후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시절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갔고,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도 진출했지만 우승 문턱에서 항상 무너졌다. 올해 미국도 쿠바도 아닌 제3국에서 새로운 출발을 했는데 첫 우승 트로피를 꼭 들어올리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푸이그는 지난 2017~2018년 다저스 소속으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2017년에는 불법 사인 훔치기가 2년 뒤에야 발각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승4패로 아깝게 졌고, 2018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에 1승4패로 무릎 꿇으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흘러 이제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까지 월드시리즈와 한국시리즈 경기에 모두 출장한 선수는 류현진과 카를로스 바에르가, 단 2명뿐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2006년 한화에서 한국시리즈를 먼저 경험했다. 그해 한국시리즈 3경기(2선발)에서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지만 삼성에 1승4패1무로 패했다. 이어 2018년에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선발투수로 나섰다. 2차전에서 보스턴 상대로 4⅔이닝 4실점 패전을 당했고, 다저스도 보스턴에 1승4패로 졌다. 당시 류현진의 다저스 팀 동료가 푸이그였다.
류현진에 앞서 메이저리그 올스타 3회의 스위치히터 내야수 바에르가가 양쪽 무대를 모두 밟은 최초의 선수였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이었던 1995년 월드시리즈 6경기 모두 선발출장한 바에르가는 2001년 삼성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에서도 잠시 뛰었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선 6경기 중 2경기밖에 나서지 못할 만큼 기대 이하였다. 월드시리즈, 한국시리즈 모두 우승에는 실패했다. 1995년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2승4패, 2001년에는 두산에 2승4패로 우승이 좌절됐다.
두산에서 2013년, 2015~2017년 총 4번의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2010년 텍사스 레인저스 월드시리즈 로스터에는 포함됐지만 5경기 내내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해 경기 출장 기록은 없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월드시리즈 경험자가 푸이그 외에 1명 더 있다. 지난 7월 대체 선수로 SSG에 합류한 외야수 후안 라가레스는 2015년 뉴욕 메츠 시절 월드시리즈 5경기(1선발)를 뛰었다. 당시 메츠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1승4패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했다. 미국에서 풀지 못한 우승의 한을 푸이그와 라가레스, 둘 중 한 명은 한국에서 풀게 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