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가을야구가 참혹하게 끝났다. 95구를 던지고 3일 휴식 투혼을 발휘한 케이시 켈리의 역투도 무너져가는 LG를 구해내지 못했다.
켈리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2 KBO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LG는 1-4로 패했고, 켈리는 포스트시즌 첫 패전을 당했다. LG의 탈락이 확정된 경기라 충격 두 배였다.
LG는 2019년부터 켈리가 선발로 나간 포스트시즌 5경기를 모두 이겼다. 2019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NC 상대로 6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한 뒤 같은 해 준PO 3차전에서도 키움 상대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2020년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1차전에서 키움을 7이닝 2실점으로 잠재우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2021년 준PO 2차전 두산 상대 5⅔이닝 1실점(무자책) 승리, 올해 PO 1차전 6이닝 2실점 승리로 5전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5경기에서 켈리의 성적도 3승 평균자책점 2.01로 압도적이었다.
2~3차전 연속 패배로 1승2패 벼랑 끝 위기에 몰린 LG는 이날 4차전에서 켈리의 어깨에 다시 기대를 걸었다. 지난 24일 1차전에서 95구를 던진 뒤 3일 휴식 등판이라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도 3일 휴식은 같지만 1차전 투구수가 47개밖에 되지 않았다.
경기 초반 켈리는 조금 불안했다. 1사 후 박준태와 이정후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김혜성에게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내줬다. 빗맞으면서 높이 뜬 타구가 좌익수, 3루수, 유격수 사이 빈곳에 떨어지는 절묘한 안타가 됐다. 하지만 고의4구 작전을 쓰며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태진을 좌익수 짧은 뜬공, 이지영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3회 야시엘 푸이그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5회까지 더 이상 실점 없이 막았다. 5회까지 투구수 86개. 투심(16개), 포심(11개) 패스트볼보다 커브(21개), 슬라이더, 체인지업(이상 19개) 등 변화구 위주로 맞혀 잡는 피칭을 하며 버텼다. 95구 이후 3일 휴식 투혼으로 선발 몫을 다했다.
그러나 LG 타선이 끝내 1점에 묶이면서 켈리의 투혼도 끝내 빛을 보지 못했다. 켈리 등판시 LG의 포스트시즌 전승 기록이 6경기 만에 깨지면서 LG의 가을야구도 2년 연속 업셋의 희생양으로 막을 내렸다. KBO리그 역대 6번째로 포스트시즌에서 2년 연속 업셋을 당한 팀으로 굴욕의 역사를 썼다. 참혹한 결말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