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라이벌이면서도 후발 주자의 도발을 가만히 지켜보기 힘들었다. 비로소 응압했다. 과연 롯데는 얼마나 큰 투자를 감행할 수 있을까.
SSG 랜더스가 지난 2021년 KBO리그에 참가한 뒤 모기업인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은 ‘실천하는 구단주’의 면모를 보여줬다. 야구를 사랑하는 오너로서 야구단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잔류를 고민하던 토종 에이스 김광현에게 4년 151억 원(연봉 131억 인센티브 20억)이라는 역대 FA 최고액 계약을 안기며 데려왔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박종훈과 5년 65년(연봉 56억 인센티브 9억), 문승원과 5년 55억 원(연봉 47억 인센티브 8억), 한유섬과 5년 60억(연봉 56억 인센티브 5억)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며 주전급 선수들을 눌러앉혔다. 정 부회장의 야구 사랑은 투자와 현실로 이어졌다. 이들 4명에게 총 331억 원을 쏟아부었다.
동시에 정 부회장은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신동빈 회장을 자극했다. 롯데 자이언츠를 향한 도발이 이어졌다.
정 부회장은 투자를 비롯해 야구장을 자주 찾으면서 야구단을 향한 관심이 진짜임을 과시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도 과거부터 야구단에 관심이 적지 않았던 그룹 오너였다. 이미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의 구단주이기도 한 신 회장은 올해 사직구장을 두 차례나 찾아오며 야구단에 신경을 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이대호의 은퇴식 때는 깜짝 방문해서 이대호 가족을 위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했다.
여기에 지난 27일에는 롯데지주가 자이언츠 계열사의 190억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까지 결정했다. 최근 모기업의 자금 유동성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야구단에 대한 확실한 지원을 만 천하에 약속한 셈이었다. 신 회장의 의중이 얼마나 많이 담겨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시작은 토종 에이스인 박세웅과 5년 90억 원에 달하는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것이었다. SSG가 주도한 비FA 다년계약의 흐름에 롯데 역시 뒤쳐지지 않겠다면서 다년계약을 맺었다. 박세웅을 중심으로 선발진 재편을 하면서 상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190억 원의 유상증자 금액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롯데는 이제 투자의 여력과 의지, 명분이 모두 완성됐다.
롯데 신동빈 회장이 SSG 정용진 부회장의 도발에 응하면서 화끈한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박세웅의 90억과 190억의 유상증자는 SSG의 도전장에 보내는 답장이었다.
과연 롯데는 올해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