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억 원 이라는 실질적인 그룹의 지원이 이뤄졌다. 롯데 자이언츠가 갖고 있는 지갑은 이제 두둑해졌다. 더 이상 아이쇼핑 없이 시장을 제대로 누빌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 27일 그룹 차원이 지원 사실을 공개했다. 롯데 지주는 이사회에서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원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이번 증자는 주주균등배정 방식으로 롯데지주가 보통주 196만4839주를 주당 9,670원에 취득한다. 이에 따라 롯데 자이언츠는 부채비율 개선과 이자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향후 투자 및 시즌 운영 자금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롯데 지주는 보도자료를 통해서 ‘롯데자이언츠의 내년 시즌 비상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시즌 운영과 투자를 위한 자금지원에 나선다. 코로나 19로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이 금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라며 ‘자이언츠는 확보한 자금으로 선수 계약 및 영입 등 선수단 관리에 집중하며 경기력 향상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롯데는 그룹 차원의 지원을 공식화 하면서 FA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선전포고를 했다. 이미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 원(연봉 70억 원+인센티브 20억 원)과 구단 최초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며 선수단 전력 유지와 보강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투자의 신호탄 격이었다.
지갑이 두둑해진 만큼 이제 롯데는 FA 시장에서 다른 구단들과 머니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동안 실탄도 많이 아끼며 선수단 연봉 총액도 많이 줄여놓았다. 이미 롯데의 보강 포인트는 확실하다. 포수와 유격수다.
포수는 롯데의 대표적인 취약 포지션이고 보강이 확실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아쉬움이 짙게 쌓였다. 트레이드도 소용 없었다. 양의지(NC), 박동원(KIA), 유강남(LG), 박세혁(두산), 이재원(SSG) 등 5개 구단 주전 포수들의 올 겨울 FA 시장에 등장한다. 실탄이 두둑해진 상황에서 눈치보지 않고 투자할 여력을 완비했다.
이전과 달리 기존의 큰 손들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자금 환경을 마련했기에 협상 전략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양의지가 최우선 타깃이 될 전망이지만 어떤 선수를 영입하든지 전력은 확실하게 상승할 수 있다.
구단 최초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토종 에이스 박세웅은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 "강민호(삼성) 형이 계약하면서 많이 떠올랐다. 좋을 때는 칭찬도 많이 해주고 안 좋을 때는 혼도 많이 났다. 이런 과정 때문에 나도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민호 형에게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확실한 주전급 포수가 투수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간접적으로 설명한 대목이었다.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하지 않고 트레이드로 채우려고 했던 유격수 자리도 롯데의 취약점이다. 주전 유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수비진이 흔들렸고 투수진까지 동시에 영향을 끼쳤다. 김상수, 오선진(이상 삼성), 노진혁(NC)이 FA 자격을 얻는다. 김상수와 노진혁이 주전 유격수감으로 꼽히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포지션 모두 트레이드로 보강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포수는 한화에서 지시완을 데려왔고 유격수는 이학주를 삼성에서 트레이드로 합류시켰다. 결국 트레이드로는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을 확인했다.
FA 영입이 전력 보강의 확실한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전력 보강의 모범답안이라고는 할 수 있다. FA 시장에서의 투자는 성적을 내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FA 시장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시장 상황을 관망하지 않겠다는 롯데의 의지, 과연 확실한 전력 보강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