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 안 될 수 없을 것이지만, 차분한 성격이다”
2194일째다. 6년 하고도 3일이 지나도록 지긋지긋한 저주를 깨지 못했다. 3년차 신예 투수가 6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는데, 리그 최강 불펜이 이를 지키지 못했다.
LG는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2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6 역전패로 졌다. 아쉬운 경기였다.
3년차 좌완 김윤식이 선발 투수로 등판해 5⅔이닝(82구) 동안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아쉽게 불펜 투수가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는 날아갔다. 게다가 팀이 재역전패를 당하면서 한국시리지 진출마저 위태롭게 됐다.
김윤식은 1회 톱타자 김준완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으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1회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에서 이정후를 2루수 땅볼, 김혜성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4회 1사 후 이정후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것이 이날 2번째 출루 허용이었다. 12사 1루에서 푸이그 상대로 직구 2개를 던지고 체인지업을 4개 연속 던지며 헛스윙 삼진을 잡은 것이 압권이었다.
6회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맞았다. 내야 땅볼 2개로 2사 3루가 됐다. 이정후 타석에서 진해수로 교체됐다. 3루측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진해수가 이정후에게 사구, 김혜성에게 우선상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정우영이 푸이그에게 빗맞은 3루수 내야 안타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역전타까지 맞았다. 4-3으로 뒤집은 7회말, 이번에는 믿었던 이정용이 대타 임지열에게 역전 투런 홈런, 이정후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고개 숙였다.
지난 4년 동안 LG는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 투수 켈리가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만 승리했다. 켈리는 5경기에서 3승 무패, 켈리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LG는 5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켈리가 아닌 다른 선발 투수들이 등판한 경기에서는 모두 패배했다. 기분 나쁜 징크스였다. 2019년 준플레이오프 윌슨, 차우찬, 임찬규, 2020년 준플레이오프 이민호, 윌슨, 201년 준플레이오프 수아레즈, 임찬규가 선발로 나섰으나 모두 팀은 패배했다.
올해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 1차전 켈리가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팀에 승리를 안겨줬다. 그러나 2차전 믿었던 플럿코가 1⅔이닝 8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면서 패배했다.
3차전 김윤식 선발로 초반 유리한 흐름을 잡았고, 6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상대 선발 안우진(6이닝 2실점)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팀의 패배로 빛을 보지 못했다.
LG가 포스트시즌에서 켈리가 아닌 다른 선발 투수로 승리한 경기는 2016년 10월 24일 NC와 플레이오프 3차전(선발 류제국)이 가장 최근 기록이다.
6년 전 일이다. 2194일째 하늘은 켈리가 아닌 선발 투수로는 LG의 승리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4차전 켈리가 사흘 휴식 후 선발로 나선다. 켈리가 다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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