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포수 허도환(37)이 베테랑의 진가를 보여줬다.
허도환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2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 9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했다. 이날 LG 선발투수가 좌완 김윤식이라 ‘전담 포수’ 허도환이 주전 포수 유강남 대신 라인업에 들어왔다.
김윤식은 후반기부터 허도환과 배터리를 이뤄 급성장했다. 특히 9월 이후 시즌 마지막 6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79로 활약했다. 이날도 김윤식은 허도환의 리드 아래 5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허도환의 활약은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빛났다. 2회 2사 1루에서 키움 선발 안우진과 6구 승부 끝에 140km 슬라이더를 깨끗한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바깥쪽 슬라이더를 완벽한 타이밍에 끌어당겨 쳤다.
선두타자로 나온 5회에도 허도환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안우진의 4구째 슬라이더를 가볍게 툭 밀어친 게 우측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파울이 됐다. 이어 5구째 낮게 떨어진 123km 커브에 타이밍이 빼앗기면서도 끝까지 컨택을 했다. 투수 옆을 지나 중견수 앞에 빠지는 안타로 장식하며 멀티히트. 이날 안우진에게 유일하게 2안타를 친 타자가 9번 허도환이었다.
김윤식이 내려간 뒤에도 허도환은 빠지지 않았다. 7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허도환은 좌완 이승호를 상대로 2구째 번트 자세를 취하며 1루 주자 서건창의 2루 도루를 도왔다. 모두가 번트를 예상한 순간 페이크 동작으로 키움 수비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후에도 번트 동작을 풀지 않은 허도환은 침착하게 3구 연속 볼을 골라냈다.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1,2루 찬스를 연결한 뒤 대주자 이영빈으로 교체됐다. LG는 상대 폭투로 이어진 무사 2,3루에서 박해민과 문성주의 내야 땅볼로 2점을 더해 4-3으로 재역전했다. 비록 LG는 불펜 붕괴로 4-6 재역전패를 당했지만 허도환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허도환은 지난 2018년 SK(현 SSG), 2021년 KT에서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해 12월 2년 총액 4억원의 FA 계약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64경기 타율 2할4푼7리(85타수 21안타) 1홈런 6타점으로 정규시즌 때 백업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고, 이날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