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KBO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선수 중 6명이 방출됐다. 올 시즌을 마친 뒤 4명의 선수들이 줄줄이 방출되며 잔혹사가 쓰여졌지만 그 와중에 박세웅(27·롯데)이 90억짜리 대박 계약을 따냈다.
롯데는 26일 투수 박세웅과 비FA 다년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 5년으로 총액 90억원. 연봉 70억원, 인센티브 20억원 조건이다. FA 취득까지 1시즌 남은 상황에서 롯데가 5년 장기 계약으로 일찌감치 박세웅을 붙잡았다.
경북고 출신 우완 투수 박세웅은 지난 2014년 KT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발을 내디뎠다. 고교 시절부터 우완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연고팀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KT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신인 드래프트는 1차 지명 부활과 함께 신생팀 혜택으로 10구단 KT에 우선 지명권 2장이 주어졌다. KT는 당시 고교 최대어 류희운과 심재민을 우선 지명했다. 이어 기존 8개 팀들의 1차 지명이 이어졌는데 삼성은 박세웅 대신 좌완 이수민을 지명했다. 박세웅은 그 다음 단계인 9~10구단 NC, KT의 1차 지명 순번에서 이름이 불렸다.
당시 박세웅의 계약금은 2억원. 그보다 더 많은 계약금을 받은 선수가 5명이나 있었다. KT에 우선 지명된 류희운(3억2000만원), 심재민(2억5000만원) 외에도 1차 지명자로 두산 한주성(2억7000만원), KIA 차명진(2억5000만원), LG 임지섭(2억5000만원)이 더 많이 받았다. 나머지 6명의 1차 지명자 모두 박세웅과 같은 계약금 2억원.
하지만 8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박세웅은 2014년 입단 선수 중 최고로 성장했다. 2015년 5월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롯데로 옮긴 그는 1군 8시즌 통산 196경기에서 1001이닝을 던지며 53승70패 평균자책점 4.77을 기록했다. 2015년 이후 리그 최다 이닝 3위로 최근 2년 연속 포함 3번의 두 자릿수 승수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다.
박세웅이 이렇게 성장한 사이 2014년 1차 지명자들은 6명이나 방출됐다. 한주성이 2020년 시즌 후 가장 먼저 짐을 쌌고, 차명진은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는 삼성 이수민, LG 임지섭, 한화 황영국 등 1차 지명 좌완 투수들이 줄줄이 방출됐다. 지난해 KT에서 방출된 뒤 키움으로 갔으나 이번에 다시 방출된 내야수 강민국은 2년 연속 방출 쓴맛을 봤다.
2014년 1차 지명자 중 현역으로 남은 선수는 박세웅 외에 키움 외야수 임병욱, 롯데 투수 김유영, SSG 투수 이건욱 등 4명이다. 박세웅만큼 확실하게 1군 레귤러로 자리잡은 선수는 없다. 2014년 1차 지명 잔혹사라고 할 만한 수준이지만 박세웅이 90억 대박 계약으로 그나마 희석시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