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움츠렸던 거인의 반격이 시작되는 것일까. 박세웅과의 비FA 다년계약은 그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26일(수)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 원(연봉 70억 원+인센티브 20억 원)에 달하는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 구단 최초의 비FA 다년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구단은 "박세웅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규정 이닝 이상을 던지며, 국내 선발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부분 등을 높게 평가해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실력뿐 아니라 평소 성실하고 승부욕 있는 훈련 태도를 갖춘 만큼 선수단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계약을 마친 박세웅은 "먼저 다년 계약을 제시해 준 그룹과 대표님, 단장님께 감사드린다. 계속해서 롯데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팀원들과 야구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구단이 저를 믿어주신 만큼 책임감을 갖고 팀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는 팬 분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껏 움츠렸던 지난 3년 간 롯데의 오프시즌이었다. 롯데는 선수단 연봉 총액 다이어트에 나서면서 투자의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2019년 101억8300만 원이었던 팀 연봉은 2022년에는 58억 9800만 원으로 훨씬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연봉 총액을 줄이겠다는 확실한 방향성은 증명을 했지만 선수단 전력 보강이라는 측면에서는 소극적이었고 내부 자원을 육성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래도 성민규 단장은 그동안 투자의 타이밍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움츠리고 있었다.
그 타이밍이 바로 올해 오프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세웅과의 5년 다년계약은 투자 의지를 천명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 구단은"그룹의 지원" 속에 박세웅과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롯데의 보강 포인트는 뚜렷하다. 포수 유격수 등이 약점이다. 젊은 투수진이 점점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뒷받침 할 경험 많은 포수, 수비를 든든하게 받쳐줄 유격수가 있다면 전력 보강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양의지(NC), 박동원(KIA), 유강남(LG) 등 FA 시장 포수 3대장은 모두 롯데가 노리고 있는 포수 자원들. 이미 연봉 총액을 대폭 줄인 만큼 이들에게 투자할 여력은 충분하다. 성민규 단장이 말했던 ‘돈 쓸 타이밍’이 바로 올해 오프시즌이라는 것.
과거 롯데는 FA 시장의 ‘큰 손’으로 판도를 주도한 바 있다. 이제 과거 ‘큰 손’의 면모를 다시 보여주며 FA 시장에 파장을 불러올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