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애스트로스 더스티 베이커 감독과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하퍼가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휴스턴과 필라델피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격돌한다. 휴스턴과 필라델피아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규시즌 100승 이상을 기록한 팀(휴스턴, 106승)과 90승 미만 팀(필라델피아, 87승)이 맞붙는 것도 1944년 이후 처음이다.
누구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지만 양 팀에 그 누구보다 우승을 바라는 감독과 선수가 있다. 휴스턴 베이커 감독과 필라델피아 간판타자 하퍼다.
베이커 감독은 통산 2093승 1790패를 기록한 명감독이다. 25년 동안 샌프란시스코, 컵스, 신새니티, 워싱턴 등을 이끌었다. 2020년부터는 사인훔치기 스캔들로 위기에 빠진 휴스턴 감독으로 부임해 성공적으로 혼란을 수습했다.
하지만 베이커 감독의 가장 큰 약점이 있다. 바로 감독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외야수로 활약하며 골드글러브(1981년)와 실버슬러거(1980년, 1981년)를 수상하기도 했던 베이커 감독은 현역 시절 1981년 다저스에서 뛰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감독으로는 24시즌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고 준우승만 두 차례(2002년 샌프란시스코, 2021년 휴스턴) 기록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대형 유망주로 기대를 받으며 2010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하퍼는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올스타 선정과 함께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2015년과 2021년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다.
하지만 하퍼도 포스트시즌과는 인연이 많지 않았다. 워싱턴 시절에는 포스트시즌에 4번(2012년, 2014년, 2016년, 2017년) 진출했지만 월드시리즈는 커녕 리그챔피언십 시리즈도 올라가지 못했다. 2019년 13년 3억3000만 달러(약 4740억 원) 계약을 맺고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뒤에도 하퍼는 포스트시즌에서는 활약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이적 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2021년에는 리그 MVP를 수상했음에도 가을야구 무대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필라델피아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로 아슬아슬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월드시리즈까지 올라가는 돌풍을 일으켰다. 하퍼는 포스트시즌 11경기 타율 4할1푼9리(43타수 18안타) 5홈런 11타점 OPS 1.351로 활약하며 그동안의 울분을 마음껏 토해냈다.
베이커 감독과 하퍼가 맞붙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둘 중 한 명은 오랜 숙원을 풀 수 있다. 과연 누가 염원하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할까. 가을의 고전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