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볼에 송구 실책, 그리고 폭투까지 나왔다. 안방마님이 흔들리자 팀 전체가 휘청거렸다. LG 포수 유강남의 악몽 같은 하루였다.
LG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7로 석패를 당했다. 전날(24일) 1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려던 LG는 이날 발목을 잡혔다. 시리즈 전적 1승1패가 됐다. 전날 경기에서 LG는 견고한 수비와 상대 실책에 편승해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어제와 다른 오늘이었다. 이날 LG는 실책으로 자멸했다. 특히 포수 유강남이 실점 상황에서 여러차례 관여가 되면서 패배의 흐름으로 흘러갔다.
1회부터 선발 아담 플럿코와 사인 미스가 났다. 포일을 범하면서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1회 1사 1,3루 위기 때 김혜성의 타석 때 플럿코의 2구 째를 놓쳤다. 사인이 맞지 않은 듯했다. 유강남이 당황하며 뒤늦게 미트를 뻗었지만 공은 백네트로 향했다. 포일이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다.
2회 5실점 빅이닝을 허용하는 과정에서도 유강남은 치명적인 송구 실책을 범했다. 이미 송성문, 이용규, 이정후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허용하며 0-5로 벌어진 상황. 이후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유강남의 송구 실책 하나가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2사 2루에서 김혜성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2루 주자 이정후는 3루에 멈췄고 좌익수 김현수의 송구는 홈으로 향했다. 김혜성은 이를 틈타 2루로 향했는데 유강남의 2루 송구가 외야로 빠졌다. 3루에 멈춘 이정후를 자동으로 불러들였다. 0-6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 유강남은 재정비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4회 2루타를 치고 나가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4-7까지 따라 붙으면서 추격전을 펼치던 5회 1사 만루 기회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5-7까지 격차를 좁혔다. 잠수함 투수 양현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먼저 당했지만 8구 승부까지 물고 늘어지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연결시켰다. 유강남은 배트를 내던지며 포효했다. 볼넷에 배트필립을 하면서 감정을 표출시켰다.
그럼에도 유강남이 내준 점수까지 만회할 수 없었다. 초반 플럿코가 흔들릴 때 안방마님인 유강남이 리드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대량 실점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이날 패배의 적지 않은 지분을 유강남이 차지하게 됐됐고 LG의 플레이오프 여정도 다소 험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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