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는 좋다. 하지만...”
롯데 마운드를 보는 시선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 보는 통찰력으로 어떻게 투수진의 능력을 극대화를 시켜야 할지를 확인했다. 롯데 자이언츠 배영수 신임 투수코치는 데이터 활용에 능한데, 롯데 투수진 극대화를 위해 '타구 속도' 데이터에 주목했다.
롯데 투수진에는 구위가 좋다고 자부하는 영건 투수들이 많다. 선발 박세웅의 평균 구속은 146.5km로 리그 선발들 가운데 8위에 해당한다. 이민석(149.3km), 김원중 (146.7km), 최준용(146km), 구승민(145.8km) 등이 평균 구속 145km를 넘었다(스탯티즈 기준). 공만 빠른 건 아니다. 구위를 평가하는 다른 지표들도 좋다. 패스트볼의 회전수, 상하 무브먼트도 리그 최상급 수치를 보여준다. 실제로 특출난 구위는 올해 리그 최다인 1199개라는 탈삼진 수치로 연결됐다.
탈삼진을 많이 잡았다는 것은 안타로 연결될 수 있는 인플레이 타구 억제에 성공했고 투수들의 역량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롯데 투수진의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은 3.61로 KT 위즈에 이은 리그 2위였다. 그럼에도 롯데 투수진은 4.47의 평균자책점으로 9위에 머물렀다. 마운드와 수비진의 엇박자도 있었지만 시즌 492볼넷, 9이닝 당 3.46개의 볼넷이라는 수치도 영향이 있었다.
상대적으로는 리그 중위권 수준이었지만 배영수 코치의 절대적인 기준치에는 못 미쳤다. 이 역시도 "많은 편이다. 더 줄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 코치가 주목한 데이터는 삼진, 볼넷이라는 수치 외에도 투수들의 타구속도를 눈여겨 봤다.
그는 "롯데 투수들의 데이터를 보니까 구속은 좋은데 타구속도가 많이 빠른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유에 대해서 그는 "이게 무슨 의미냐면 1볼 상황, 2볼 상황에서 시작해서 상대에게 타격하기 쉬운 카운트를 주기 때문에 정타가 많이 나오고 타구속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안타도 많이 나오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투수들 입장에서는 안타 허용을 막아야 이길 수 있지 않나. 확률 싸움인데, 볼넷도 중요하지만 결국 타구 속도를 좀 더 줄여보자고 투수들에게 얘기할 것이다. 5km를 줄이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거지만 그래도 2~3km씩만 줄여도 엄청나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게 결국 제구력과 연결되는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타구속도 미션과 함께 더더욱 많은 삼진을 요구할 생각이다. 그는 "롯데 투수들의 삼진이 1위다. 그렇지만 좀 더 수치를 더 높이자고 얘기할 것이다. 그러면 또 공격적으로 들어갈 것이다"라면서 "예전에는 초구 스트라이크 잡고 맞춰 잡자라는 표현을 하는데 그런 것보다 삼진을 많이 잡으라고 요구를 하면서 그 과정을 내가 설명할 것이다. 앞으로 최소 투구로 삼진을 잡아보는 미션도 할 것이다. 경기 상황을 얘기해주고 타자들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하는데 그런 부분을 많이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영수 코치의 통찰력 있는 데이터 활용법이 롯데 투수진을 어떻게 탈바꿈 시킬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