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가 2017년 통산 11번째 우승을 따냈을 때 키스톤 콤비는 유격수 김선빈(33)과 2루수 안치홍(32)이었다. 김선빈은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9번타자로 핵타선의 징검다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안치홍은 3할1푼6리, 23홈런, 93타점, 95득점의 우등성적을 냈다.
두 선수는 2009년 안치홍이 고졸신인으로 입단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김선빈은 한 해 앞선 2008년 입단하자마자 주전 유격수 자리를 맡았다. 그러나 2009년은 주전유격수가 아니었다. 이현곤 코치가 당시 주전이었다. 2009년 우승할 때 김선빈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안치홍은 추격의 솔로포를 터트린 주역이었다.
2010년부터 김선빈이 다시 유격수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짝을 맺었다. 2014년까지 부동의 키스톤 콤비였다. 2014시즌을 마치고 각각 상무와 경찰청에 입대해 군복무를 했다. 지휘봉을 잡은 김기태 감독은 두 콤비 없이 2년 동안 참으로 고생을 했다. 그래도 2016년에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나섰다.
두 선수를 제대와 함께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출전해 다시 합체를 했다. LG 트윈스와 1승1패 명승부를 펼치는데 일조했다. 2017년 본격적으로 힘을 합쳤고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함께 이끌었다. 두 단짝은 개인 성적과 우승까지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이었다.
2020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FA 자격을 얻었다. 함께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별이었다.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을 했다. 당시 FA 거품론에 이어 헐값 한파가 몰아쳤다. KIA는 만족할 만한 수준의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 두 번이나 우승을 이끈 안치홍이 떠나자 팬심이 들끓었다. 김선빈은 그 반사이익을 얻어 40억 원의 조건으로 잔류했다.
안치홍은 롯데와 2+2년 56억원에 계약을 했다. 2년 성적을 바탕으로 나머지 2년 계약이 이어지는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고 2년의 성적을 앞세워 추가 2년 계약을 성공시켰다. 올해 3년째도 132경기에 출전하며 무난한 성적을 거두었지만 전년도에 비해 다소 타격 수치가 떨어졌다.
김선빈도 3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2020년은 부상이 겹쳐 8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021시즌 팀내 유일한 3할타자(.307)였고 데뷔 이후 최다타점(67개)를 거두기도 했다. 2021시즌은 주장을 맡아 5위로 이끌었다. 성적도 타율 2할8푼4리, 65타점, 51득점을 올렸다.
두 선수는 2023시즌을 종주하면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된다. 다시 만날 것인지도 관심이다. 내년이면 34살과 33살이다. 젊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에이징 커브를 비켜가기 어려워 재회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세상일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 모른다. 1년 후가 궁금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