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홈런 타자’ 애런 저지(30)의 힘없는 땅볼로 뉴욕 양키스의 2022시즌이 끝났다.
양키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4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5-6 역전패를 당했다. 9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온 저지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2022년 양키스의 마지막 타자가 되고 말았다. 시리즈 전적 4전 전패로 무기력하게 무너진 양키스는 2009년 마지막 우승을 끝으로 13년째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ALCS에서 양키스는 4경기 총 9득점에 그치며 팀 타율 1할6푼2리 OPS .502로 심각한 빈타에 시달렸다. 저지 역시 16타수 1안타 타율 6푼3리로 힘을 쓰지 못했다. 단타 1개가 전부로 홈런, 타점은 없었다. 볼넷 1개에 삼진 4개를 당했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저지는 “핀스트라이프를 입고 양키스타디움 우익수로 뛰는 것은 믿기지 않는 영광이었다. 한순간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 매 경기 전 구장을 둘러보면서 내 자신을 꼬집어보곤 했다”고 말했다.
이별을 암시하는 발언.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저지에겐 이날 경기가 양키스에서의 마지막 순간이 될 수 있다. 시즌 전 저지는 양키스와 연장 계약 협상을 벌였지만 줄다리기 끝에 결렬됐다. 양키스가 7년 2억1350만 달러를 거액을 제시했지만, 저지가 이를 거부하면서 FA를 예고했다.
당시만 해도 저지의 욕심이 지나치다는 여론이 우세했지만 시즌이 지난 뒤 완전히 반대가 됐다. 저지는 올해 157경기 타율 3할1푼1리 177안타 62홈런 131타점 133득점 출루율 .425 장타율 .686 OPS 1.111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약물과 무관한 ‘청정’ 타자로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홈런 외에도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저지가 믿을 수 없는 시즌을 보냈다. 그를 존경한다. 앞으로도 핀스트라이프 입은 저지의 모습을 오랫동안 볼 수 있길 바란다”며 “지금은 저지의 대안에 대해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다”고 잔류를 희망했다.
MLB.com은 ‘저지가 FA로서 무엇을 추구할지 바로 알 순 없지만 게릿 콜(양키스)이 양키스에서 가장 많은 연봉 3600만 달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저지는 타자로 연평균 최고액을 받는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3550만 달러 이상을 바랄 것이다. 잠재적으로 맥스 슈어저(뉴욕 메츠)의 역대 최고 연봉 4330만 달러도 넘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양키스 팀 동료인 1루수 앤서니 리조는 “천문학적인 수준이 될 것이다. 저지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며 “가장 큰 무대, 가장 큰 시장에서 자신을 걸고 쉽게 해냈다. 그는 야구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선수로 보상받아야 한다. 내 생각에 그는 새로운 표준이다”고 역대 최고액 계약을 예상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 계약은 지난 2019년 3월 에인절스와 연장 계약한 트라웃의 12년 4억2650만 달러. 연평균 3554만 달러에 달한다.
미디어에서 향후 거취를 끊임없이 예측하고 있지만 저지 스스로도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안카를로 스탠튼, 게릿 콜과 함께 FA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저지는 “아직 시간이 있고, 다음 단계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다”면서도 “양키스에서 보낸 시간은 특별했다. 양키스에 챔피언십을 가져오지 못한 나 자신을 자책한다”며 이별의 가능성을 암시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