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기죽지 않았던 LG 트윈스 ‘복덩이’ 내야수 문보경(22). 이번에도 가을야구를 즐기기 시작했고 팀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 매듭을 풀어냈다.
LG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3으로 승리를 거뒀다. 1차전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1차전 승리 시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80.6%(5전 3선승제 기준, 31번 중 25번)를 거머쥐었다.
득점의 순간마다 6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문보경이 있었다. 이날 문보경은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문보경은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문성주의 2루수 내야안타로 1사 1,2루 기회가 계속됐다. 그리고 유강남의 2루수 땅볼 때 키움 2루수 김혜성이 1루에 송구 실책을 범했다. 문보경은 3루를 돌아서 홈까지 밟으면서 팀의 선취 득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3회초에는 위기 상황에서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아찔한 수비를 펼쳤지만 어쨌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었다. 문보경은 3회초 2사 1,2루에서 김혜성의 빗맞은 뜬공 타구를 간신히 잡아냈다.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위치에서 얕게 떠서 날아오는 타구. 자칫 조명탑에 타구가 들어갈 수 있는 위치였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타구가 한 번 글러브 포켓을 맞고 튕겼지만 다시 가까스로 잡아내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도, 문보경도 모두 가슴을 쓸어내린 서커스 수비였다.
이어진 3회말에도 문보경은 득점에 관여됐다. 3회말 2사 1,3루의 상황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는 타구의 질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키움 유격수 김휘집, 중견수 이정후 모두 잡기 힘든 곳으로 향했다. 김휘집이 잡겠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결국 잡지 못했다. 이후 타구를 처리하려던 이정후의 홈 송구마저 아무도 잡지 못하는 백네트로 향했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문보경은 3루까지 안착, 활짝 미소 지으며 특유의 ‘브이’ 세리머니를 펼쳤다.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문보경은 선상의 강습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내는 호수비를 펼쳐 선발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6회말에는 무사 2루에서 완벽한 희생번트로 1사 3루 기회를 만들었고 문성주의 1루수 야수선택으로 추가 득점의 발판까지 놓았다.
문보경은 올해 주전 3루수로 도약, 125경기 타율 3할1푼5리(406타수 128안타) 9홈런 56타점 52득점 OPS .833으로 활약했다. 규정타석을 채우며 시즌 타율 7위에 올랐다.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도 맹활약 했다.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1타점으로 가을무대를 즐겼지만 다음 단계를 밟지 못했다.
올해 역시 ‘복덩이’는 가을을 즐기기 시작했다. 과연 올해는 문보경의 가을야구가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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