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26)의 번트가 논란에 휩싸였다. 1점 뒤진 9회 1사 1,2루, 승부처에서 나온 기습 번트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리샴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치러진 2022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5차전에 8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샌디에이고가 3-4로 패하면서 그리샴은 이번 NLCS 5경기에서 19타수 무안타 9삼진으로 마쳤다. 와일드카드부터 디비전시리즈까지 7경기 21타수 8안타 타율 3할8푼1리 3홈런 5타점 OPS 1.328로 깜짝 활약했지만 이번 NLCS에선 정규시즌 타율 1할대(.184) 타자로 돌아갔다.
마지막이 된 이날 5차전. 그리샴은 논란의 장면을 연출했다. 단순히 못 쳐서가 아니었다.
3-4로 뒤진 9회 1사 후 샌디에이고는 브랜든 드루리와 김하성의 연속 볼넷으로 1,2루 찬스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역전 주자까지 나가자 필라델피아는 우완 데이비드 로버트슨 대신 좌완 레인저 수아레즈로 투수를 바꿨다. 여기서 그리샴은 초구에 배트를 반으로 잡고 번트 동작을 취했다.
1점차로 뒤진 데다 9회 1사 상황이라 보내기 번트가 나올 타이밍은 아니었다. 안타를 노린 세이프티 번트. NLCS 내내 타격 부진에 시달린 데다 번트에 능한 그리샴이라 시도해볼 만한 모험이었다. 그러나 번트가 투수 정면으로 굴러갔고, 수아레즈가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와 1루 송구까지 침착하게 연결했다.
1~2루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했지만 결과적으로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하나 날렸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오스틴 놀라가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샌디에이고의 3-4 패배로 끝났다.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패퇴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그리샴의 번트를 두고 경기 후에도 많은 질문과 비판이 나왔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비로 인해) 잔디가 젖어있었고, 마운드에는 터프한 좌완(수아레즈)이 있었다. 1루수가 뒤로 물러서있는 상태라면 번트로 안타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샴과 얘기했다. 아웃이 되더라도 진루타가 될 수 있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벤치와 교감을 나눈 기습적인 번트였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그리샴에게 비난이 따르고 있지만 멜빈 감독은 “우리로선 최선의 플레이였다. 그리샴은 번트를 잘 대는 선수이고, 잠재적으로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적절한 플레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를 두둔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