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유격수가 김하성이라서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것일까. 미국 언론이 샌디에이고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탈락한 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그리워했다.
샌디에이고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필라델피아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패했다.
샌디에이고는 시리즈 전적 1승 4패를 기록하며 1998년 이후 24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101승 뉴욕 메츠를 꺾은 뒤 디비전 시리즈에서 111승의 LA 다저스까지 넘어섰지만 필라델피아의 기세에 막혀 꿈의 무대로 향하는 길이 막혔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경기 후 샌디에이고의 내년 시즌을 전망하며 슈퍼스타 타티스 주니어의 존재감을 비중 있게 다뤘다. 결국 우승을 위해선 타티스 주니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골자였다.
매체는 “샌디에이고는 타티스 주니어를 믿을 수 있나요”라고 물으며 “이는 파드리스에게 상당히 중요한 질문이며, 지금뿐만 아니라 향후 10년 이상 이어질 질문이다. 파드리스는 타티스에게 여전히 12년간 3억2400만달러(약 4667억원)를 빚지고 있다. 그가 비록 오토바이 사고로 손목을 다쳤고, 경기력 향상 물질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언젠가 펫코파크에 동상이 세워질 수 있는 훌륭한 선수라 판단했기에 일찍 거액을 투자했다”라고 기대치를 설명했다.
샌디에이고의 시즌 전 최대 약점은 유격수로 꼽혔다. ‘14년 3억4000만달러(약 4790억원)의 사나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3월 손목 골절 수술을 받으며 3개월 공백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복귀를 앞둔 지난 8월 경기력 향상 물질인 클로스테볼 양성 반응을 보이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80경기 출전 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주전 유격수가 부상과 징계로 단 1경기도 뛰지 못한 샌디에이고.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밟으며 리그의 대권을 두고 필라델피아와 다퉜다. 빅리그 2년차를 맞이한 KBO리그 대표 유격수 김하성의 예상을 뒤엎고 그의 공백을 메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험과 데뷔 첫 풀타임 주전 유격수라는 아이템을 동시에 장착한 김하성은 예상보다 빠르게 빅리그 투수들에 적응해 나갔고, 150경기 타율 2할5푼1리 130안타 11홈런 59타점 12도루 OPS .708의 커리어 하이로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수비력은 이미 첫해부터 인정을 받은 터라 공격 지표 상승과 함께 파드리스의 주전 유격수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대권 도전을 위해선 타티스 주니어가 필요하다는 시선이다. 김하성의 가을야구 성적은 12경기 타율 1할8푼6리 3타점에 그쳤다. ESPN은 “샌디에이고는 이제 타티스 주니어가 뛸 수 있길 바라고 있다. 그가 나선다면 스포츠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선수가 될 수 있고, 라인업을 이끌 수 있다”라고 바라봤다.
금지약물 적발에도 슈퍼스타를 향한 기대치는 상당히 커보였다. 매체는 “타티스 주니어는 유격수는 물론 중견수 위치에서도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다. 여기에 후안 소토, 매니 마차도와 함께 막강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라며 “타티스 주니어는 파드리스를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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