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에서의 모습은 확실한 핵심선수면서 잠재적인 위험요소였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선수 야시엘 푸이그의 얘기다. 플레이오프 단계에서 푸이그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선을 보이게 될까.
KT와의 준플레이오프를 3승2패로 마무리 하고 플레이오프 단계로 올라선 키움 히어로즈. 혈투를 벌이고 올라온 상황에서 일찌감치 2위를 확정짓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던 LG와 맞붙게 된다.
키움의 준플레이오프를 지배한 선수는 단연 안우진을 필두로 한 마운드였다. 타선에서는 이정후가 중심을 잡은 가운데, 중요한 순간 푸이그가 해결사로 나서는 모양새였다. 푸이그는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18타수 5안타 타율 2할7푼8리 1홈런 5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5안타 중 홈런 포함 장타가 3개일 정도로 결정적인 순간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1차전 2루타 포함 멀티히트, 3차전 고영표 상대 선제 3점포로 키움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마운드의 힘이 극대화 되는 포스트시즌에서 한 방 만큼 분위기를 바꿔놓는데 즉효약은 없다. 푸이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정확하게 그 역할을 해냈다.
정규시즌 LG를 상대로는 타율 3할1푼9리(47타수 15안타) 3홈런 11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LG의 핵심 필승조인 정우영(2타수 2안타), 이정용(3타수 1안타), 고우석(1타수 1안타)을 상대로 모두 강했다. 정우영에게는 홈런도 뽑아냈다. 1차전 선발 투수인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는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1안타가 바로 홈런이었다. 2차전 선발이 유력한 아담 플럿코에게는 7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체인저 역할과 더불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 장면도 부각됐다. 시리즈 2승2패로 맞선 5차전, 2회말 2루타로 기회를 잡았다. 문제는 이후였다. 이지영의 우익수 뜬공 때 타구는 물론 중계플레이까지 되는 것을 감상하면서 2루에서 3루까지 뛰었다. 전력질주가 아니었다. 반면, KT 우익수 김민혁과 유격수 심우준의 중계플레이는 전력을 다해 정확하게 3루수 황재균에게 도달했다. 더군다나 푸이그는 슬라이딩도 하지 않았다. 첫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비디오판독으로 세이프로 번복됐다. 푸이그는 간신히 살아났고 후속 전병우의 적시 3루타 때 홈을 밟았다. 어쩌면 키움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었던 안일한 주루플레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푸이그는 의미있는 커리어를 남겼다. 하지만 경기 중 태도에 대한 문제는 메이저리그에서 부터 안고 온 푸이그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어쩌면 푸이그가 KBO리그로 오게 된 이유였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푸이그는 정규시즌에서도 이따금씩 집중력이 결여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안일한 플레이 하나가 경기를 걷잡을 수 없이 바꿔놓을 수 있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푸이그가 키움의 포스트시즌 행보에 더욱 탄력을 받게 만들 수도 있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과연 푸이그의 두 얼굴 중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