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의 변수는 운이다. 운이 시리즈의 향방을 결정하는 경우는 흔하다.
오릭스 버팔로스와 야루르트 스왈로스가 맞붙는 2022 일본시리즈가 진기한 장면을 잇따라 연출했다. 그런데 한쪽으로 일방적인 결과를 낳았다. 오릭스는 울었고, 야쿠르트는 웃었다.
지난 22일 1차전 오릭스에게 1회부터 믿기 힘든 상황이 빚어졌다. 투수 4관왕에 빛나는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등판해 1회 2사1,2루 위기에 몰렸다. 외국인타자 호세 오수나를 상대했고 3루 베이스를 살짝 거치는 2루타를 맞고 선제 2실점했다.
그러나 TV 느린 화면에서는 타구가 베이스 모서리 쪽을 살짝 벗어난 듯 한 장면이 나왔다. 나카지마 사토시 감독이 나와 파울이라며 어필했으나 베이스 끝을 맞았다는 심판의 말이 돌아왔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파울 및 페어 타구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다.
당연히 오릭스 팬들은 난리가 났다. 파울로 의심내는 짧은 화면들을 앞세워 "희대의 오심이 나왔다"며 들끓었다. 야쿠르트 팬들은 "모서리쪽을 맞고 살짝 굴절됐다"며 옹호했다. 한번 내린 판정은 번복할 수 없었다.
1차전에서 일본 최고의 투수가 2실점했으니 흐름은 야쿠르트로 넘어갔다. 결국 야마모토는 솔로 홈런 2개까지 맞고 4실점한데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5회 긴급강판하는 돌발사고도 일어났다. 야쿠르트는 1차전 5-3으로 승리하며 주도권을 쥐었다.
23일 2차전에서도 오릭스에게 복장 터지는 장면이 또 나왔다. 선발 야마사키 사치야와 필승조를 풀가동해 8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3-0으로 앞섰다. 그러나 9회말 평균자책점 0.61를 자랑하는 아베 쇼타가 20살 포수 우치야마 소마에게 3점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 12회초 2사2루에서 상대투수의 원바운드 폭투가 나왔다. 포수의 어깨를 맞고 1루쪽 야쿠르트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2루주자는 빠른 주력을 이용해 홈을 밟은데 성공했다. 그러나 주심은 볼 데드 상황이라며 1루 진출권만 허용해 주자를 3루 복귀 시켰다.
이 때도 오릭스 감독이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만일 더그아웃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무조건 득점이 될 수 있었다. 결승득점이 되지 않았고 다음 타자가 침묵하며 3-3 무승부로 끝났다.
오릭스는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하늘이 외면하는 두 장면이었다. 반대로 야쿠르트는 하늘이 돕는 형국이 되고 있고 시리즈 1승1무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