뎁스의 한계를 절감하며 2연패 도전에 실패한 KT 위즈. 사령탑이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직접 선수층 문제를 언급한 가운데 KT의 스토브리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지난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3-4 석패하며 포스트시즌을 마감했다. 정규시즌 4위에 올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넘어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 갔지만 3위 키움을 넘지 못하며 2연패 도전이 좌절됐다.
사령탑은 5차전을 마친 뒤 내년 시즌 우승 재도전을 위한 조건으로 뎁스 강화를 언급했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 투수가 좋다고 말씀들 하시지만 포스트시즌 엔트리 13명 외에는 없다. 야수진도 부족하다”라고 전력 보강 필요성을 역설했다.
KT의 뎁스 문제는 2019년 이 감독 부임 후 늘 지적돼왔던 부분이다. KT는 작년 통합우승을 비롯해 3년 연속 가을 무대를 밟는 강팀으로 성장했지만 이는 구단의 지원보다 이강철 사단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 KT 프런트는 2015년 1군 진입 후 뎁스 강화를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편은 아니었다. 선수단이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2018시즌 이후 외부 FA 영입은 2017년 11월 황재균(4년 88억원), 2021년 12월 박병호(3년 30억원)가 전부였다.
이 감독의 언급대로 KT는 올 시즌 선수가 부족했다. 강백호, 박병호, 박시영, 장준원 등 워낙 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시즌이기도 했지만 이들의 대체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새 얼굴이 종종 등장한 SSG, LG, 키움, KIA 등과 달리 KT는 육성의 요람인 익산에서 마땅히 콜업할 유망주를 찾지 못했다. KT는 5개 구단 가운데 주전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래도 마운드는 레전드 출신인 이강철 감독과 김태한 코치의 육성 아래 내년 시즌 전망이 밝다. 사령탑이 엔트리 내 투수 12명이 전력의 전부라고 말했지만 그 12명의 구성이 꽤 알차다. 올해 선발에서 엄상백, 불펜은 김민수, 박영현이라는 진주를 발견하며 2023시즌 또한 강력한 마운드 구축이 예상된다. 이강철호 야구의 근간은 투수다.
문제는 야수진이다. 당장 다음 시즌 심우준의 군 입대와 박경수의 노쇠화로 우승 키스톤콤비가 해체된다. 포스트 심우준으로 낙점된 장준원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내년 후반기는 돼야 복귀가 가능하다. 외야는 외국인타자, 배정대, 조용호에 김민혁, 홍현빈, 송민섭 등이 있지만 백업이 모두 공격보다 수비에 특화된 자원이다. 이 감독은 시즌 내내 “마땅한 대타 자원이 없어 고민이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다행히 이번 FA 시장에는 박민우, 노진혁(이상 NC), 김상수(삼성), 서건창(LG), 오선진(삼성) 등 알짜 내야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5명 모두 키스톤콤비를 맡을 수 있는 자원이다. 물론 집토끼인 심우준, 신본기도 FA 자격을 얻는다. 가장 시급한 과제가 내야 보강인 만큼 KT 구단 또한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박병호에 이어 2년 연속 외부 FA 시장에서 지갑을 열지 주목된다.
KT는 이와 더불어 2017년 KIA의 통합우승을 이끈 김기태 감독을 2군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육성 파트를 강화했다. KT 나도현 단장은 “김기태 감독은 퓨처스, 1군을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았고, 리더십이 검증된 지도자다. 유망주 발굴 등 육성 강화를 위한 적임자”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시즌을 마친 KT는 익산 마무리캠프를 통해 올 시즌을 복기하고 우승 재도전을 위한 초석을 다진다. FA 영입, 트레이드 전에 내부 옥석가리기를 통해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 감독은 “이번 마무리캠프에서는 어린 선수들을 잘 체크해서 내년을 잘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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