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역대급 트레이드 흑역사다. 우완 투수 마이크 클레빈저(32)가 샌디에이고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등판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무너졌다.
클레빈저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 선발등판, 0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으로 강판됐다. 샌디에이고 타선이 1회초 매니 마차도의 홈런 포함 4득점을 지원했지만 1회말 클레빈저가 3점을 금세 까먹었다.
1번 카일 슈와버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리스 호스킨스에게 좌중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94.2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몰린 실투가 됐다. 이어 J.T. 리얼무토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브라이스 하퍼에게 중견수 방면 1타점 2루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투구수가 15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퀵후크를 결정했다.
‘MLB.com’에 따르면 포스트시즌에서 최소 4타자를 상대하며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교체된 선발투수는 클레빈저가 역대 6번째. 지난 1999년 NLCS 6차전에서 뉴욕 메츠 투수 알 라이터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상대 0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뒤 23년 만으로 21세기 들어선 최초 불명예 기록이었다.
클레빈저 조기 강판 여파 속에 샌디에이고는 6-10 역전패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1회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은 클레빈저 부진이 뼈아팠다. 경기 후 클레빈저는 “내 인생 최악의 날이 될 것이다. 한마디로 짜증난다”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멜빈 감독은 “클레빈저 공이 가운데로 몰렸고, 좋을 때 구위가 아니었다. 빨리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클레빈저는 지난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뒤 2017년부터 풀타임 주축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12승, 2018~2019년 2년 연속 13승으로 활약했다. 2018년에는 200이닝 평균자책점 3.02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2020년 8월말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샌디에이고로 오기 전까지 클리블랜드에서 통산 101경기 42승22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활약했다.
2020년 여름 샌디에이고는 투수 칼 콴트릴, 외야수/1루수 조쉬 네일러, 포수 오스틴 헤지스, 마이너리그 투수 조이 칸틸로, 내야수 가브리엘 아리아스, 오웬 밀러 등 6명의 선수들을 보내며 클레빈저와 함께 외야수 그렉 알렌, 추후 지명으로 마이너리그 투수 우완 투수 맷 왈드런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에는 클레빈저의 가치가 높을 때였고, 우승 도전을 위해 샌디에이고가 출혈을 감수했다.
그러나 클레빈저는 그해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1이닝 만에 교체된 뒤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1년을 재활했다. 올해 5월 복귀했지만 23경기 7승7패(114⅓이닝) 평균자책점 4.33으로 평범한 성적. 지난 12일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2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패전을 안기도 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2⅔이닝 8실점(7자책) 평균자책점 23.63.
반면 클레빈저의 반대급부로 클리블랜드에 넘어간 유망주들은 투타에서 한 명씩 대박을 쳤다. 콴트릴은 올해 첫 풀타임 선발로 32경기(186⅓이닝) 15승5패 평균자책점 3.38로 특급 활약을 펼쳤고, 네일러도 20홈런 타자(OPS .771)로 거듭나며 클리블랜드의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클레빈저에겐 이날 0이닝 3실점이 샌디에이고에서 마지막 투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샌디에이고의 완벽한 트레이드 실패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