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용 보다는 새로운 길 터주고 싶었다".
KIA 타이거즈는 23일 5명의 선수들을 방출했다. 이 가운데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다. 포수 이정훈(28)과 언더핸드 투수 박진태(28), 외야수 류승현(25)이다. 모두 1군에서 활약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던 선수들이다. 그래서 이례적인 방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잇다.
이정훈은 2021년 눈길을 한 몸에 받았다. 중심타자 최형우가 안과질환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퓨처스에서 승격해 홈런포와 3할대가 넘는 타격으로 팀에 큰 힘을 주었다. 이승엽 두산감독이 중계 해설을 하면서 "타격은 대단한 재능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타격 능력에 비해 포수와 1루수가 출전이 어려운 것이 단점이었다. 대타로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박진태는 2017년 2차 2라운드(14순위)에 뽑혀 데뷔 첫 해 38경기에 출전해 1패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 우승반지를 꼈다. 2021년은 59경기에 등판해 65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9홀드까지 올렸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를 넘었고 정교한 제구에 까다로운 변화구를 던지는 불펜의 마당쇠였다. 왠일진지 올해 스피드가 떨어져 기회를 얻지 못했다. 퓨처스 성적도 1승4패2홀드,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했다.
좌타자 류승현은 2016년 2차 10번으로 지명받은 이후 정교한 타격능력을 보여 기대를 많이 받았다. 2018년 35경기에 출전해 3할7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2019년은 57경기에서 163타석을 소화하며 2할5푼3리를 기록했다. 수비문제로 내야수로 기회를 잡지 못하자 외야수로 변신하기도 했다.
KIA 구단은 "이정훈은 팀 사정상 포수로 쓸 수 없고, 1루수로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외야수 류승현은 현재 김석환도 있고 최원준도 내년에 돌아온다. 박진태는 첫 해부터 잘했는데 올해는 페이스가 떨어지며 구속이 많이 안나왔다"며 방출이유를 설명했다.
동시에 "이번 방출은 선수들에게 길을 터준다는 의미도 크다. 1군 기회를 주지 못한채 퓨처스에서 보험용으로 데리고 있기 보다는 차라리 조건없이 풀어주는데 선수들에게 좋다는 판단을 내렸다. 새로운 곳에서 기회를 잡으면 좋겠다는 장정석 단장의 의중이다"고 덧붙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