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를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규시즌 1위인 SSG 랜더스는 뭘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미국과 일본야구도 포스트시즌 가을야구가 한창이지만 팬들에게 ‘잊혀진 팀’ 없이 잔치에 참여한 모든 팀이 팽팽한 접전을 펼치며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반면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포스트시즌 시작이 한참 지났는데도 정규시즌 1위팀 SSG 랜더스의 존재는 보이지 않는다. SSG는 정규시즌을 끝낸 후 한달 가량을 푹쉬며 컨디션을 조절한 뒤 11월 1일부터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이런 현상이 한 두해가 아니지만 이제는 가을야구를 그야말로 팬들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를 꾀할 시점이다. 특히 정규시즌 1위팀은 충분한 휴식으로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 유리하다. 반면 상대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오며 지칠대로 지친다. 이런 상대를 상대로 1위 팀은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처럼 쉽게 제압하며 챔피언에 등극하는 시스템을 이제는 바꿀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는 정규시즌 10게임에 맞먹을 정도로 에너지를 쏟아붓기 때문에 먼저 많은 경기를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하위팀이 쉬고 있던 정규시즌 1위팀을 꺾기는 쉽지 않다. 1989년부터 단일리그체제서 준플레이오프가 도입된 이후 지난해까지 32년간 하위팀이 정규시즌 1위팀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른바 ‘업셋’은 총5차례뿐이다. 정규시즌 1위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물론 정규시즌 1위를 비롯해 정규시즌서 열심히 뛰어 성적을 올린 상위팀에 대한 성과는 인정해줘야 한다. 포스트시즌서 그에 따른 이점을 주는 것도 당연하다. 정규시즌 우승 상금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서 1승 배정, 홈어드밴티지 등을 줘야 한다.
그러나 1위팀이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고 한 달 가량을 쉬며 선수단을 재정비, 한국시리즈만을 치르는 시스템은 이제 바꿔야 한다. 진정한 가을야구 축제가 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야구계에서는 다소 파격적이지만 나름 합리적인 시스템을 제안해 눈길을 끈다.
오랫동안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한 야구계 원로는 “정규시즌 성적도 감안해주면서 가을야구 진출팀 모두가 포스트시즌 시작부터 함께 하는 미국처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정규시즌 1위팀은 와일드카드 승자팀과 1승을 안고 플레이오프에 나서고 2위팀도 1승을 먼저 안고 3위팀과 맞붙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방식으로 변경할 수 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승자팀끼리 한국시리즈를 치르면 훨씬 더 가을야구가 풍성해지고 박진감이 더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처럼 와일드카드전을 치르는 것만 유지하고 준플레이오프 없이 곧바로 플레이오프로 돌입하고 한국시리즈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단 상위팀에는 1승이라는 어드밴티지를 주면 하위팀이 업셋하기도 쉽지 않다고. 이렇게 포스트시즌 제도를 변경하면 정규시즌서도 지금처럼 각팀이 상위권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는 것은 물론 포스트시즌서도 업셋을 위해 더 피를 튀기는 격전이 벌여진다는 설명이다.
포스트시즌 시스템 변경에 대해 KBO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분위기이다. KBO 고위 관계자는 “한국프로야구가 40년 이어지면서 언더독의 반란은 단5차례 뿐이다. 4개팀 이상이 참가하는 가을야구가 되면서 정규시즌 1`위팀이 누리는 혜택이 너무 커서 업셋이 일어나기 힘든 환경이다”면서 “정규시즌 상위팀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면서 포스트시즌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기 위한 방안 도입을 고려해볼 시점”이라고 밝혀 제도변경에 긍정적이다.
올 시즌 모두 끝나면 KBO 차원에서 의견을 수렴, 1989년 이후 고정이 되고 있는 포스트시즌 체제의 변화를 꾀해보기를 기대해본다. 앞서 언급한 방안은 미국야구와 일본야구의 각 장점을 도입한 포스트시즌 제도 변경이다. 미국은 와일드카드전 이후 곧바로 가을야구 진출팀 전체가 포스트시즌 경기에 돌입하는 체제이고 일본은 상위팀에 1승 어드밴티지를 주는 시스템으로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다.
미국야구가 단판승부였던 와일드카드전을 3전2선승제로 변경해 흥행에 성공했듯이 한국야구도 그들의 장점을 받아들여 신선하게 제도를 운영해볼만하다. 준플레이오프 막판에서야 서서히 몸을 풀고 있는 SSG 랜더스가 올해도 변함없이 정규시즌 1위의 프리미엄을 유지할지도 관심사다.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변천사
=1982년부터 1988년까지는 전후기로 나눠 1위팀을 결정하고 포스트시즌을 치러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결정했다.
=1989년부터 단일시즌 체제로 변경하면서 준플레이오프가 도입, 준PO,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로 연결되는 포스트시즌 제도가 바뀌었다.
=1999년부터 2000년은 양리그로 나눠서 정규시즌을 치르고 포스트시즌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서 우승팀을 결정했다.
=2001년부터 다시 단일리그, 단일시즌 체제로 복귀했다. 중간에 3위팀과 4위팀의 승차가 3게임 이상 날때는 3, 4위가 맞붙는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고 곧바로 플레이오프로 연결됐다.
=2015년부터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5위까지 가을야구에 나가는 와일드카드가 도입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89년부터 도입된 포스트시즌 체제(양리그 제외)에서 하위팀이 정규시즌 1위팀을 꺾고 우승한 업셋은 1989년 해태, 1992년 롯데, 2001년 두산, 2015년 두산, 2018년 SK 등 총5차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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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역대 우승팀
(괄호) 안은 포스트시즌에 참가한 자격을 표시한 것이며 단일시즌 체제로 전환된 1989년부터는 정규리그 순위만 표시한다.
연도 우승팀 준우승팀 PO 패배팀 준PO 패배팀 WC 패배팀
1982 OB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전기 우승) (후기 우승)
1983 해태 타이거즈 MBC 청룡
(전기 우승) (후기 우승)
1984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후기 우승) (전기 우승)
1985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트
(전후기 통합 우승) (전후기 통합 준우승)
1986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OB 베어스
(전후기 통합 2위) (전기 1위) (후기 1위)
1987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OB 베어스
(후기 2위) (전후기 통합1위) (전기 2위)
1988 해태 타이거즈 빙그레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전후기 통합 1위) (전기 2위) (후기 2위)
1989 해태 타이거즈 빙그레 이글스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2위) (1위) (3위) (4위)
1990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해태 타이거즈 빙그레 이글스
(1위) (4위) (2위) (3위)
1991 해태 타이거즈 빙그레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1위) (2위) (3위) (4위)
1992 롯데 자이언츠 빙그레 이글스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3위) (1위) (2위) (4위)
1993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OB 베어스
(1위) (2위) (4위) (3위)
1994 LG 트윈스 태평양 돌핀스 한화 이글스 해태 타이거즈
(1위) (2위) (3위) (4위)
1995 OB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1위) (3위) (2위)
1996 해태 타이거즈 현대 유니콘스 쌍방울 레이더스 한화 이글스
(1위) (4위) (2위) (3위)
1997 해태 타이거즈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쌍방울 레이더스
(1위) (2위) (4위) (3위)
1998 현대 유니콘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OB 베어스
(1위) (3위) (2위) (4위)
1999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매직 2위) (드림 2위) (드림 1위) (매직 1위)
2000 현대 유니콘스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드림 1위) (드림 2위) (드림 3위) (매직 1위) (매직 2위)
2001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현대 유니콘스 한화 이글스
(3위) (1위) (3위) (4위)
2002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현대 유니콘스
(1위) (4위) (2위) (3위)
2003 현대 유니콘스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1위) (4위) (2위) (3위)
2004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1위) (2위) (3위) (4위)
2005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
(1위) (2위) (4위) (3위)
2006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현대 유니콘스 KIA 타이거즈
(1위) (3위) (2위) (4위)
2007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1위) (2위) (3위) (4위)
2008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1위) (2위) (4위) (3위)
2009 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1위) (2위) (3위) (4위)
2010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1위) (2위) (3위) (4위)
2011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1위) (3위) (2위) (4위)
2012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1위) (2위) (4위) (3위)
2013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1위) (4위) (2위) (3위)
2014 삼성 라이온즈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1위) (2위) (4위) (3위)
2015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3위) (1위) (2위) (4위) (5위)
2016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KIA 타이거즈
(1위) (2위) (4위) (3위) (5위)
2017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
(1위) (2위) (4위) (3위) (5위)
2018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2위) (1위) (4위) (3위) (5위)
2019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1위) (3위) (2위) (4위) (5위)
2020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kt wiz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1위) (3위) (2위) (4위) (5위)
2021 kt wiz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1위) (4위) (2위) (3위) (5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