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디펜딩챔피언 KT 위즈의 2연패 도전 여정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끝났다. 그러나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다. 시즌 최종전까지 진행된 순위싸움에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넘어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는 투혼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KT 위즈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3-4로 석패했다.
정규시즌 4위에 올라 2연패를 노렸던 KT는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2022 포스트시즌을 마감했다. 1승 1패에서 3차전을 내준 뒤 4차전 승리로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지만 3위 키움의 벽을 넘지 못했다.
KT는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까지 그야말로 강행군을 치렀다. 시즌 최종전까지 순위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잔여 2경기가 우천 취소되는 변수를 맞이하며 11일까지 정규시즌 일정을 소화했다. 11일 잠실 LG전에서 승리했으면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9회 오지환에게 충격의 끝내기 역전타를 맞으며 4위가 됐고, 하루 휴식 후 13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임했다.
사실상 10월 정규시즌 모든 경기를 가을야구처럼 치르며 선수단 전체의 체력이 바닥을 향해 간 상황. 그러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KIA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준플레이오프서 키움을 만나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렀다. 3차전 패배로 1승 2패 열세에 처했을 때만 해도 빠른 탈락이 예상됐지만 난타전 끝 4차전을 잡으며 5차전을 성사시켰다.
5차전 초반 흐름 또한 KT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상대 에이스 안우진을 만나 1회 앤서니 알포드의 1타점 2루타, 3회 알포드의 솔로홈런을 묶어 초반 2-1 리드를 잡은 것. 그러나 믿었던 키움 킬러 웨스 벤자민이 4회 송성문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은 뒤 5회 만루서 폭투를 범하며 상대에게 승기를 내줬다. 타선은 안우진 뒤에 에릭 요키시를 붙이는 상대의 총력전에 막히며 3득점에 그쳤다.
KT는 순위싸움 여파로 준플레이오프 내내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시달렸다. 일단 9월 초 발목 인대가 파열된 박병호의 상태가 온전치 않았고, 조용호가 허리, 심우준이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그밖에 김민수, 김재윤 등 필승조들마저 구위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가운데 선수들이 어떻게든 경기에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했고, 결국 5차전 혈투라는 후회없는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이강철 감독은 “마지막까지 순위싸움을 하며 지금 가을야구를 7차전은 치른 느낌이다”라며 “선수들이 너무나 잘해왔다. 부상을 당한 가운데서도 참고 투혼을 발휘했다. 결과는 감독이 책임지면 된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라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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