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의 가치도 높다?
2022시즌 KIA 타이거즈 주전포수는 박동원(32)이다. 5월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 이적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곧바로 마스크를 새로운 집의 안방 주인이 됐다. 애당초 이 트레이드는 1월에 성사될 뻔 했다. 그러나 키움의 팀내 사정 등으로 인해 확정되지 못했다.
이러다보니 박동원은 스프링캠프를 KIA 투수들과 함께 못했다. 아무래도 투수들의 구위와 장담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안방살림을 했다. 장정석 단장은 "포수들은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다. 동원이가 2월부터 투수들과 함께 시작했다면 훨씬 좋은 환경이 됐을 것이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박동원은 트레이드와 동시에 공수에 걸쳐 주전으로 활약하며 112경기에 출전했다. 타자로는 17홈런, 53타점, 51득점을 기록했다. 컨택 능력은 미흡했지만 풀스윙에 걸리는 홈런포는 분명 위협적이었다. 슬럼프도 겪으면서도 막판 5위 싸움 과정에서 해결사 노릇도 했다.
포수로도 시즌 막판 불펜투수들이 돌아오고 후반기부터 복귀한 놀린과 교체 투수 파노니를 잘 리드해 5강 싸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종국 감독은 안방과 공격력도 향상됐고,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점을 들어 박동원의 영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제 박동원은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FA 자격을 생긴다. 내년이면 33살이다. 아직은 충분히 활약할 힘을 갖고 있다. 주전포수 인데다 20홈런이 가능한 타자가 하위타순에 포진한 자체가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FA 시장에 함께 나오는 양의지와 묘하게 맞물려 있다.
KIA도 양의지의 영입 후보로 꼽히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분명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자이다. KIA도 관심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벌써부터 경쟁의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원 소속구단 NC 다이노스와 포수 강화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SSG 랜더스도 포수가 필요하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 그리고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는 위험성도 있다. 현실적으로 양의지를 잡지 못하고 박동원도 타구단으로 이적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KIA는 포수 자원이 사실상 한승택 한 명 뿐이다. 따라서 집토끼 박동원 잔류에 전력투구할 가능성도 크다. 양의지와 관계없이 박동원 스스로 FA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