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선배님 보셨나요?” PS 최연소 세이브, 진짜 돌부처 연락이 왔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0.22 06: 15

“오승환 선배님도 세이브를 보셨을 것 같아 더 뿌듯하다.”
KT 루키 박영현은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깜짝 구원 등판해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마무리 지었다.
박영현은 2-0으로 앞선 8회 선발 웨스 벤자민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 신기록(만 19세 6일)을 수립했다. 종전 기록은 두산 임태훈이 2007년 10월 23일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기록한 만 19세 25일이었다.

KT 박영현(좌)과 삼성 오승환 / KT 위즈 제공

당시 롤모델인 오승환(삼성)처럼 빅게임을 깔끔하게 끝낸 박영현은 경기 후 “이렇게 큰 경기에서 세이브를 하게 될 줄 몰랐다. 너무 영광이고 뿌듯하다”라며 “오늘 경기를 오승환 선배님이 보셨을 것 같아 나름대로 더 뿌듯하다”라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유신고를 나와 2022 KT 1차 지명된 박영현은 데뷔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마무리 유망주다. 고3 시절 최고 152km의 강속구를 앞세워 16경기 평균자책점 0.80 86탈삼진의 압도적 투구를 펼쳤고, 이에 힘입어 고교야구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KBO리그 대표 클로저인 오승환을 롤모델로 삼으며 포스트 오승환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박영현은 지난 4일 수원 삼성전에 앞서 롤모델을 직접 만나는 뜻 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커피를 사들고 3루 더그아웃을 직접 찾아 오승환을 만났고, 오승환은 “나도 몇 번 던지는 걸 봤는데 좋더라. 립서비스가 아니고 앞으로 대표팀도 가야할 것 같다. 공 자체가 좋고,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라고 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KT 박영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2.10.20 /sunday@osen.co.kr
덕담을 들은 박영현은 오승환과 휴대폰 번호를 교환한 뒤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박영현이 “진짜 뵙는 것만으로도 좋다”라고 수줍어하자 오승환은 “같은 선수끼리 왜 이래”라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후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 신기록을 수립하고도 오승환을 언급한 박영현. 그런데 알고 보니 그의 바람대로 오승환이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봤고, 직접 박영현에게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현은 KT 위즈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지난번에 연락처를 받고 먼저 연락을 드렸는데 2차전 이후 선배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다”라며 “선배님이 ‘볼 좋더라. 계속 파이팅해라’라고 격려해주셨다. 이에 나는 ‘감사합니다. 선배님 영광입니다’라고 말씀드렸다”라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롤모델의 좋은 기운을 받은 박영현은 지난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1⅔이닝 2실점으로 홀드를 수확했다.
이제 시리즈는 22일 최종 5차전만이 남은 상황.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이강철 감독이 불펜 총력전을 선언한 가운데 박영현이 또 한 번 중요한 상황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승환이 지켜본다는 생각을 한다면 충분히 최근의 기세를 이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