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35)의 11년 전 직업은 이발사였다. 만 24세의 젊은 나이에 야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배우던 시절이었다. 그로부터 1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가르시아는 샌디에이고 불펜 필승조로 가을야구 축제를 즐기고 있다.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포스트시즌 첫 홀드를 올렸고, 19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도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앞서 8일 뉴욕 메츠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가르시아는 3경기 3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1일 가르시아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전했다. 가르시아는 “지금 일어난 모든 일이 멋지다. 정말 멋진 순간이다. 빅리그에서 뛸 기회를 준 팀을 상대하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지난 2013년 필라델피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뒤 2018년까지 6시즌을 몸담았다.
가르시아가 처음 입단한 팀은 LA 다저스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지난 2004년 다저스와 아마추어 계약을 맺었다. 2009년 워싱턴 내셔널스로 트레이드됐지만 하이 싱글A 위로 올라가지 못한 채 6년 내내 마이너 하위 레벨에 머물렀다. 낙담한 가르시아는 2010년을 끝으로 야구를 포기했다.
2011년 가르시아는 야구를 떠나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의 한 이발소에서 일했다. 그는 “난 좋은 이발사가 아니었다. 한 달 동안 일을 배우며 점점 나아지고 있었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삿짐 센터에서 일하다 실내야구장에서 강사로 일하며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고, 2012년 6월 독립리그를 통해 선수로 복귀를 알렸다.
6~7개 팀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마이너 계약을 제시한 팀은 필라델피아가 유일했다. 단숨에 마이너 3개 관문을 뚫고 그해 7월 필라델피아에서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가르시아는 “다시 야구로 돌아왔을 때 나는 이전보다 훨씬 성숙해졌다. 더 열심히 하고, 또 다른 기회를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빅리그 데뷔 후에도 마이너를 오르내리며 시련이 있었지만 가르시아는 “야구를 하지 않는 게 어떤 것인지, 다른 일을 하는 rp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야구하는 것에 더 감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를 떠나 가르시아는 2019년 LA 에인절스, 2020년 텍사스 레인저스, 202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거쳤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34경기(33⅓이닝) 1승1패2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3.24 탈삼진 34개로 활약한 뒤 샌디에이고와 2년 700만 달러 FA 계약을 따냈다.
올해 64경기(61이닝) 4승6패3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3.39 탈삼진 68개를 기록, 샌디에이고 핵심 불펜으로 자리매김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가르시아는 100마일을 던지고, 공이 모든 존으로 움직인다. 가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신뢰했다. 가르시아는 “야구로 돌아온 뒤 모든 시즌이 특별하다. 이제는 우승 기회가 왔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월드시리즈에 나가서 공을 던지면 굉장할 것이다. 우승하고 싶다”고 열망을 드러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