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투수 루이스 세베리노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2차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했다. 그러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고, 양키스의 2-3 패배와 함께 패전투수가 됐다. 양키스는 ALCS 1~2차전 모두 패배.
3회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맞은 스리런 홈런 한 방이 아쉬웠다. 2사 1,3루에서 4구째 97.4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몸쪽으로 제구했지만 브레그먼 배트에 걸린 타구가 좌측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브레그먼의 포스트시즌 통산 14호 홈런으로 3루수 중에선 역대 최다 기록.
그런데 세베리노는 브레그먼의 홈런을 운으로 치부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세베리노는 “난 좋은 투구를 했다. 브레그먼이 그 타구 속도로 홈런을 쳤을 뿐이다”며 “애런 저지 타구는 넘어가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들은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브레그먼의 홈런은 타구 속도 91.8마일(147.7km)로 빠르지 않았고, 발사각 36도로 높게 떴지만 360피트(109.7m)를 날아가 담장을 넘어갔다. 반면 8회 1사 1루에서 양키스 저지가 밀어친 106.3마일(171.1km) 타구는 발사각 28도로 수치상 효율적이었지만 비거리 345피트(105.2m)로 우측 펜스 앞에서 잡혔다.
스탯캐스트상 안타 확률은 브레그먼 타구가 4%인 반면 저지 타구는 91%. 그런데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브레그먼 타구는 담장 밖으로 넘어가 결승 홈런이 된 반면 저지 타구는 뜬공 아웃이 됐다. 넘어갔다면 4-3으로 역전하는 투런 홈런이 될 수 있었다. 세베리노가 말한 운은 이런 의미에서 나온 것이다.
세베리노는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그게 홈런이 된 유일한 이유였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미닛메이드파크는 개폐식 돔구장으로 1차전은 지붕을 닫고 치렀지만 2차전은 지붕을 열었다. 브레그먼이 좌측으로 잡아당긴 타구는 바람을 타고 넘어갔지만 저지가 우측으로 밀어친 타구는 역풍으로 예상보다 멀리 날아가지 못했다.
세베리노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경기를 지고 나서 한 말이라 변명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홈런을 친 브레그먼은 “세베리노의 공을 정타로 맞히는 것은 힘들다. 그는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며 “오늘도 그의 패스트볼 몇 개를 놓쳤지만 운이 좋게도 정타를 맞혀 팀에 리드를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