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가 양현종의 볼을 받을까?
KIA 타이거즈가 FA 시장 참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프로야구 FA 시장은 한국시리즈가 끝나야 열린다. 대략 11월 중순이면 FA 자격공시와 함께 시장이 선다. 아직은 3주간의 시간이 남아있다.
KIA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FA 시장의 큰 손이 될 것인가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KIA는 최대어 타자 나성범을 6년 150억 원에 영입했다. 그리고 미국도전을 마치고 돌아완 좌완 에이스 양현종과 103억 원에 4년 계약을 했다.
나성범은 타율 3할2푼, 21홈런, 97타점, 92득점을 올렸다. 양현종은 30경기에 등판해 175⅓이닝을 소화하며 12승7패, 평균자책점 3.85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16회를 작성했다.
나성범과 양현종은 분명히 제몫을 했다. 두 선수가 없었다면 작년 9위로 추락했던 KIA의 5위 도약은 있을 수 없었다. 작년 스토브리그에서 추구했던 윈나우 정책이 어느 정도는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5위 도약에 성공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패배와 함께 하루 짜리 가을에 그쳤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이제는 더 큰 목표가 생겼다. 2017년 우승이후 다시 한 번 대권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승을 위해서는 전력보강이 더욱 필요하다. KIA가 FA 시장에서 수혈이 가능한 선수는 사실상 포수 양의지이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양의지의 가치는 포수와 타자로 구분할 수 있다. 포수로 앉는다면 투수들을 잘 리드한다. 안방살림 솜씨는 KBO리그 최고이다. 특히 젊은 투수들에게는 커다란 힘이 된다. 그러나 잔부상이 많이 1주일에 2~3경기는 마스크를 쓰기 어렵다. 든든한 제 2의 포수가 뒤에 있어야 한다.
타자로는 해결사 능력이 손꼽힌다. 올해도 130경기에 출전해 2할8푼3리에 그쳤지만 20홈런과 94타점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이 3할5푼이나 된다. 양의지가 중심타선에 포진한다면 KIA 화력은 더욱 세질 수 있다.
그러나 데려오기는 난관이 있다. 일단 양의지에 눈독을 들이는 구단들과 경쟁을 뚫어야 한다. 소속구단 NC, 포수가 허약한 롯데 등이 경쟁자들이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압도적인 베팅이 들어가야 한다.
에이징커브가 찾아온 37살이 되는 양의지에게 얼마를 베팅할 것인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또 하나는 내년 시즌부터 도입하는 총 연봉상한제인 샐러리캡이다. 만일 1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급한다면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기존 포수 박동원의 존재도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박동원도 5강행의 공로자였다. 박동원도 FA 자격을 얻는다. 박동원까지 FA 계약하면 샐러리캡이 또 문제이다. 그래서 양의지가 아닌 박동원만 재계약할 수도 있다.
실로 다양한 변수가 놓여있다. 그럼에도 FA 양의지를 선택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과연 양의지가 고향에 돌아와 양현종의 볼을 받을까? 영입을 결단하면 KIA는 윈나우를 더 나아가 우승베팅을 하는 것이다. 2017년 최형우 FA 영입이 그랬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