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플레이가 분위기를 바꿨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리리즈 2차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8-5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맞추고 필라델피아로 이동하게 됐다.
기묘한 경기였다. 선발 블레이크 스넬은 2회초 대량 실점했다. 빗맞은 타구가 연거푸 안타로 이어졌다. 평범한 뜬공 타구는 햇빛에 가려지면서 우익수 후안 소토가 공을 잡지 못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1루수 브랜든 드루리는 병살타로 처리됐어야 할 타구를 더듬기도 했다. 순식간에 4실점을 했다. 홈에서 이미 1패를 당한 상황에서 2차전마저 패색이 짙어졌다.
일단 2회말 드루리, 조쉬 벨의 백투백 홈런으로 2점을 만회했다. 하이라이트는 5회말. 샌디에이고는 빅이닝으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 시작은 김하성이었다. 5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김하성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김하성의 출루는 샌디에이고 팬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했다. 올해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를 만들고 분위기 반전에는 언제나 김하성의 출루가 있었다.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김하성이 출루하자 상대 배터리는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필라델피아 선발 애런 놀라는 견제구를 무려 4개나 던졌다. 초구를 던지기 전 3개, 그리고 2루로 뛰기 전 1개.
하지만 김하성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타석의 오스틴 놀라가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 놓여있었다. 김하성은 4구 째에 2루로 뛰었다. 김하성의 도루 시도는 필라델피아 내야진의 포메이션을 바꿔놓았다. 필라델피아 2루수 진 세구라가 커버를 위해 들어왔다. 그때 놀라는 세구라가 있어야 할 자리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보내 우중간 안타를 만들었다. 도루 시도로 탄력이 붙은 김하성은 뒤도 돌아보디 않고 뛰었고 단타에 홈까지 쇄도하며 3-4의 추격 득점을 만들었다. 결국 김하성이 혼신을 다해 펼친 질주와 득점은 이날 경기의 역전승의 터닝포인트였다.
10년 3억 달러의 거액을 받는 팀의 클럽하우스 리더 매니 마차도는 김하성은 지난해부터 능력에 줄곧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힘을 실었다. 이번에도 리더는 김하성의 활약을 칭찬했다. ‘게임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마차도는 경기 후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김하성은 우리 팀 최고의 주자다. 그때 좋은 스타트를 했고 2스트라이크에서 오스틴(놀라)의 타구는 반대편으로 향했다”라며 “1루에서부터 득점을 하다니, 정말 대단했다. 그 플레이가 이닝의 분위기를 바꿨다”라고 칭찬했다.
현재 포스트시즌에서 김하성은 9경기 타율 1할8푼8리(32타수 6안타) 1타점 OPS .578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출루를 할 때마다 김하성은 분위기를 바꿔놓있다. 포스트시즌 8득점이다. 열정적인 질주와 호수비 등 그라운드 전역에 김하성의 존재감이 드러나고 있다. 김하성을 향한 팬들의 사랑은 펫코 파크에 울려퍼지는 “하성 킴”의 연호로 확인할 수 있다.
매체는 ‘경기 내내 ‘하성 킴’의 이름 3음절을 들을 수 있다. 수비와 적재적소에서 터지는 타격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김하성이 현재 샌디에이고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