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로버츠(50) LA 다저스 감독은 지난 3월 스프링 트레이닝 때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을 선언했다.
미국 유명 스포츠토크쇼 ’댄 패트릭 쇼’에 출연한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가 2022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다. 기록으로 남길 것이다”며 “우리가 우승 못하면 말이 안 된다. 난 우리 조직을 믿는다. 올해 정상의 자리에서 마무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즌 전 이례적으로 우승 선언을 한 것을 두고 로버츠 감독은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 조직의 모든 사람들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게 좋다. 선발투수들이 건강만 잘 유지하면 우승한다”고 확신했다.
시즌 전 자신 있게 내뱉은 이 발언이 10월에 와서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다저스 팀 역대 최다 111승으로 최고의 정규시즌을 보냈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1승3패로 충격적인 업셋을 당한 것이다. 정규시즌 111승 팀이 포스트시즌 단 1승으로 4경기 만에 가을야구가 끝났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지역지 ‘LA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은 시즌 전 우승 발언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선수들과 구단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 것이었다. 스프링 트레이닝 때 한 말이 10월 4경기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말은 강력하지만 내 말은 그렇게 강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도 앞으로는 말 조심할 것 같다. 로버츠 감독은 내년 봄에도 같은 약속을 할 것인지에 대해 “내년에는 장담할 수 없다”며 “하지만 이 조직에 대한 나의 믿음은 그만큼 강하다”고 답했다.
단기전 특성상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지만 다저스는 이번 패배로 각종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정규시즌에 한 번도 루징시리즈를 당하지 않은 같은 지구 팀을 상대로 포스트시즌에 진 것은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110승 이상 거둔 팀이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다저스가 처음이었다.
팬들과 지역 언론에서 연일 로버츠 감독 경질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은 “내년에도 감독은 로버츠”라고 선언했다. 로버츠 감독은 올 시즌 전 다저스와 3년 연장 계약을 했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지는 계약이다.
지난 19일 시즌 결산 기자회견에서 프리드먼 사장은 “로버츠가 받는 비판은 공정하지 않다. 누군가를 손가락질하고 싶어 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팀 전체의 실패”라며 로버츠 감독을 감싸안았다. 프런트의 경기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프리드먼 사장은 “경기 안에서 결정은 100% 로버츠가 한다. 이것에 대해 여러 번 대답했다”며 불쾌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프런트의 꼭두각시’라는 외부 시선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정보가 있고, 난 그 모든 것들을 환영한다. 준비해야 할 시나리오가 너무 많다”며 “궁극적으로 경기 안에서 결정은 당연히 내가 한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