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에 앞서 허리를 다친 조용호(KT)가 시리즈 내내 떠오르는 건 왜일까. KT가 팀 내 유일한 3할타자의 부상 공백을 실감한 채 1패면 가을이 끝나는 벼랑 끝에 몰렸다. 4차전 마운드 총력전을 예고했지만 그보다는 타선의 반등이 절실해 보인다.
KT 위즈는 지난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키움 히어로즈와의 3차전에서 2-9로 완패하며 시리즈 1승 2패 열세에 몰렸다. 5전 3선승제의 승부에서 1번만 더 패하면 이대로 가을야구가 종료되는 처지에 놓였다.
가장 큰 패인은 마운드의 부진이었다. 시즌 내내 에이스로 활약한 고영표가 1회 야시엘 푸이그에게 선제 스리런포를 맞는 등 2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진 게 뼈아팠다. 이후 불을 끄기 위해 외국인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전격 불펜 투입했지만 그마저 ⅔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하며 상대에게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이날 패배가 마운드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5회까지 매 이닝 흔들리는 타일러 애플러를 상대로 1득점에 그친 타선도 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1회 선두 배정대가 안타, 앤서니 알포드가 유격수 실책으로 1사 1, 2루를 만들었지만 박병호가 삼진, 장성우가 3루수 땅볼에 그쳤고, 3회 1사 만루서 김민혁이 병살타, 5회 1사 1, 2루서 장성우가 병살타로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강철 감독도 경기 후 “만루 찬스가 승부처였다. 거기서 따라가면 승부가 될 것 같았는데 결국 극복을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KT는 준플레이오프에 앞서 주전 리드오프 조용호를 부상으로 잃었다 조용호는 지난 15일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한 훈련 도중 허리를 삐끗하며 이 중요한 시기에 재활을 진행 중이다. 현재 몸 상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더라도 경기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이에 전날 2차전에서는 아예 미출장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용호는 올 시즌 KT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타율 3할(3할8리)을 기록했다. 또한 출루율도 팀 내 1위(.374)였다. 그런 핵심 자원이 부상 이탈하면서 배정대가 리드오프로 이동하고, 우익수 자리를 송민섭, 김민혁이 맡고 있지만 그의 빈자리가 좀처럼 메워지지 않는다. 특히 우익수로 나서는 자원들의 부진이 그의 이름 석 자를 계속 떠오르게 한다.
20일 4차전 또한 조용호 없이 라인업을 꾸려야하는 KT. 다행히 타순을 바꾼 강백호와 황재균이 나란히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이날도 주전 우익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 이맘때에도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으며 압도적 정규시즌 우승이 아닌 타이브레이커까지 치르는 사태를 맞이했다. 이번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다. 소형준과 필승조가 아무리 호투를 펼쳐도 결국 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1패면 2연패 도전 여정이 끝나는 상황이다. 타선의 반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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