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좌우 대표 영건, 138승 레전드 코치 진단..."많이 위축됐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0.20 13: 45

"많이 위축됐다." 
김해 상동구장에서 진행되는 롯데의 마무리캠프. 1군 투수들 대부분이 참가한 가운데 롯데가 키워내야 할, 언젠가는 투수진의 한 축을 맡아줘야 할 영건들도 배영수 신임 투수코치 아래에서 지도를 받고 있다. 다만 이 영건들은 현재 방황하고 있다. 
2021년 2차 1라운더 좌완 김진욱(20)과 2017년 1차 지명 윤성빈(23)은 남다른 구위를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남다른 기대감을 갖게 한 특급 재능들이었지만 롯데에 입단한 뒤에는 별다른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김진욱은 지난해 39경기 4승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의 성적을 남겼다. 선발로 자리잡지 못하다가 불펜에서 가능성을 비췄고 도쿄올림픽 대표팀까지 승선했다. 올해는 선발로 잠재력을 뽐내는 듯 했다. 그러나 14경기 2승5패 평균자책점 6.36으로 별반 다르지 않은 2년차 시즌을 보냈다. 

윤성빈은 롯데의 아픈손가락이다. 입단 이후 1년 동안 공 잡는 횟수를 최소화시키며 관리했고 2018년 선발로 잠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이후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2군을 전전했다. 올해는 2군에서 16경기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9.74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막판 5경기 무실점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그 뿐이었다. 그래도 교육리그가 아닌 1군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것을 보면 구단의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구단도 이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성장을 시키는 게 과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간절하다. 당장 마운드의 한 자리를 책임질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최소한의 가능성이라도 비춰주는 게 간절하다. 이들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심어주기를 바라며 배영수 코치를 영입한 것일 수도 있다. 
배영수 코치 역시 현역 시절 대단한 유망주였고 방황의 시간을 지나서 당시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부상과 수술로 부침의 시간도 있었지만 138승이라는 기록과 커리어를 만든 과정은 교본처럼 머릿속에 남아있다. 배 코치는 "내가 왔다고 해서 당장 좋아지고 성장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선수들 스스로 얼마나 변화를 주고, 마인드변화를 어떻게 시켜주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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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봤을 때, 그리고 잠깐 봤을 때 배영수 코치가 진단한 김진욱과 윤성빈 등 영건들의 아쉬움은 결국 마음가짐이다. 그는 "두산에서 코치로 있을 때 폼 보다는 경기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타자들을 어떻게 이길지 고민하는 편이었다"라면서 "(김)진욱이나 (윤)성빈이는 제구력이 문제이긴 한데, 보면 이 친구들이 많이 위축된 것 같다. 위축된 것을 다시 크게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김진욱과 윤성빈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배영수 코치는 두 선수 뿐만 아니라 롯데 마운드 전체적인 스텝업을 위해서 직관적으로 교감하려고 한다. 그는 "어쨌든 진욱이 성빈이 또 (서)준원이, (이)민석이 등 젊은 선수들이 커줘야 한다. 자기들도 인지를 할 것이다"라면서 "소통보다는 교감이 필요하다. 소통과 교감은 또 다르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 교감의 방식을 때로는 엄하게, 직관적으로 해 나갈 생각이다. 그는 "바깥에서는 웃더라도 마운드에서나 훈련할 때는 누구보다 엄하게 바로바로 얘기를 하려고 한다. 선수들도 공과 사를 구분하려는 것을 인지 하는 것 같다"라면서 "굳이 돌려서 얘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얘기하려고 한다. 있는 그대로 얘기하고 선수들이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나도 미안하다고 할 것이다. 저희도 선수들에게 바로 얘기하고 선수들도 저희한테 바로 얘기를 하는 게 편하더라. 말을 안해주면 모른다. 돌직구라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보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배영수 코치의 부임은 김진욱, 윤성빈으로 대표되는 영건 라인업을 대폭 성장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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