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서 정규 시즌 성적은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야시엘 푸이그(키움)는 예외다. 가을 무대에서도 정규 시즌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푸이그는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8타수 2안타에 그쳤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약세를 보였던 엄상백(5타수 무안타)과 웨스 벤자민(10타수 2안타)이 1,2차전에 차례로 출격하자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3차전에서는 확 달라진 모습이었다. KT 선발 고영표에게 9타수 7안타 1홈런 2타점 극강 모드를 선보였던 푸이그는 1회 선제 3점 아치를 터뜨렸다.
5번 우익수로 나선 푸이그는 1회 2사 1,2루 찬스에서 KT 선발 고영표와 풀카운트 끝에 7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3-0.
푸이그의 한 방이 터지자 키움 타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KT를 9-2로 제압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을 남겨두게 됐다. 홍원기 감독은 3차전 승리 후 “푸이그의 3점 홈런이 분위기를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푸이그는 홈런 상황을 되돌아보며 “좋은 공을 치려고 했다.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홈런을 노리기보다는 최대한 강한 컨택트를 하려고 했다. 앞으로 오늘 만들어낸 홈런처럼 많은 홈런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고영표를 상대로 강세를 보였던 그는 “(상대 전적에서 강하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고영표를 상대로 강한 것은 정규 시즌 성적일 뿐이다.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좋은 결과를 내고 싶었는데 잘 풀려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자신을 낮췄다.
외국인 타자는 사이드암 투수에 약한 경우가 많은데 고영표에게 강한 비결은 무엇일까.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 고영표는 언더핸드 중에서도 제구가 좋고 원하는 대로 던질 수 있는 커맨드가 있다. 시즌 초반에는 공격적으로 스윙을 했는데 결과가 안좋았다. 시즌을 하면서 최대한 공을 보려고 했다. 선구안과 인내심이 더 신경을 썼다”. 푸이그의 말이다.
KT는 4차전 선발 투수로 소형준을 내세운다. 푸이그는 소형준과의 대결에서도 6타수 3안타 1타점으로 강세를 보였다. 전날 경기에서 보여줬듯 상대 전적에서의 강세를 이어가 키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 수 있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