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4차전 안우진(23) 등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키움은 지난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9-2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까지는 이제 1승밖에 남지 않았다.
시리즈를 끝낼 수 있는 4차전 선발투수로 키움은 정찬헌을 예고했다. 정찬헌은 올 시즌 20경기(87⅓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KT를 상대로는 3경기(17이닝) 1승 평균자책점 1.59로 강했지만 9월 22일 두산전(4이닝 4실점 3자책) 이후 1군 등판이 없는 것은 분명 불안 요소다. 퓨처스리그에서는 9월 29일과 10월 4일 등판해 도합 5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홍원기 감독은 4차전 선발투수로 정찬헌을 예고하며 “정찬헌이 시즌 후반에 선발투수로 나서지 못했지만 그래도 1년 내내 선발투수로 뛰었다. KT전에서도 성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4차전 선발투수로 고려했다”라고 기용 이유를 설명했다.
키움 입장에서는 정찬헌이 긴 이닝을 던져주는 사이 타선이 폭발하며 승리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지난 3차전이 키움이 바라는 이상적인 4차전 결과에 가깝다. 다소 불안함이 있었던 선발투수 타일러 애플러가 5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비자책 호투로 승리를 따냈고 타선은 1회 야시엘 푸이그의 스리런홈런을 시작으로 폭발하며 9득점을 올렸다. 덕분에 키움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며 필승조를 아꼈다.
하지만 탈락 위기에 몰린 KT도 4차전에서는 총력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키움이 쉽게 경기를 풀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에이스 안우진의 4차전 등판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안우진은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손가락 물집이 잡혀 88구만 던지고 예상보다 빠르게 교체됐지만 물집 부상은 이제 투구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됐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 전 “오늘 캐치볼을 하고 체크를 했는데 큰 이상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 앞으로 투구에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상황에 따라 4차전 등판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구원등판도 여러가지 변수를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에도 “내일 시리즈를 끝내는 것이 제일 좋다. 끝낼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안우진의 등판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라고 안우진의 등판 가능성을 시사했다.
키움이 정말로 안우진을 4차전에 등판시킬지는 확신할 수 없다. 3일 휴식 후 등판은 분명 부담스럽다. 하지만 1차전 투구수가 많이 않았기 때문에 구원등판이 크게 무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낼 수 있다면 4일 휴식을 취하고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등판이 가능하다.
안우진은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이기고 싶고 완벽하게 던지고 싶다. 1점도 주고 싶지 않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던질 생각이다. 손가락은 이제 공을 던지는데 문제가 없다. 4차전 등판은 내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감독님이 내가 나가야한다고 말씀하신다면 나가서 승리를 위해 던지면 된다. 5차전에 나가도 자신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KBO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선동열은 불펜에서 몸만 풀어도 상대팀에 큰 부담을 줄 정도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올해 224탈삼진을 기록하며 역대 단일시즌 최다탈삼진 2위에 올라선 안우진이 불펜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1패만 해도 탈락하는 KT 입장에서는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기를 원하는 키움이 안우진 승부수를 쓰기 위해서는 먼저 리드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키움은 3차전에서 보여준 화력으로 안우진을 활용할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