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9회 5-1 승리를 확정짓는 아웃카운트를 2루에서 잡은 뒤 양손을 모아 좌우로 흔드는 ‘요람 세리머니’를 했다. 아기를 어르고 달래는 동작이다.
토레스가 요람 세리머니를 한 것은 지난 17일 4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조쉬 네일러 때문이었다. 당시 경기에서 네일러는 4회 양키스 선발 게릿 콜에게 우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베이스를 돌며 요람 세리머니를 펼쳤다.
누군가 출산을 했을 때 하는 세리머니이지만 네일러는 아니었다. 홈런을 맞은 투수 콜에게 ‘넌 이제 내 아들’이라는 의미로 자극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콜은 “신경 쓰지 않는다. 경기 중에는 못 봤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귀엽기는 하더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양키스 팬들이 가만 있지 않았다. 5차전이 열린 양키스타디움에서 관중들은 네일러가 나올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Who’s your daddy”를 외치며 네일러가 아웃될 때마다 요람 세리머니로 조롱했다.
당사자인 콜은 쿨하게 넘어갔지만 팀 동료 토레스는 불쾌했던 모양. MLB.com에 따르면 토레스는 “네일러의 행동은 콜 뿐만 아니라 우리 팀에게도 조금 무례했다고 느꼈다”며 “야구는 항상 또 다른 기회가 있다. 오늘 밤 우리가 이기면서 복수를 했다. 그들은 이제 TV로 야구를 봐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양키스가 디비전시리즈를 3승2패로 승리하면서 클리블랜드의 시즌도 마무리됐다.
네일러는 이날 5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경기 후 네일러는 “관중들의 야유가 불쾌하진 않았다. 솔직히 말해 어린 시절 꿈이 이뤄진 것 같았다. 열렬한 팬들이 있는 곳에서 경기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고 말했다. 토레스의 요람 세리머니도 봤지만 화가 나지 않았다고.
캐나다 출신의 좌투좌타 1루수 및 코너 외야수 네일러는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뒤 2020년 8월말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클리블랜드로 이적했다. 올 시즌 주전 자리를 꿰차 122경기 타율 2할5푼6리 115안타 20홈런 79타점 OPS .771을 기록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선 콜에게 홈런을 치긴 했지만 7경기 31타수 6안타 타율 1할9푼4리 1홈런 3타점 OPS .516으로 부진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