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완 파이어볼러 잭 휠러(32)는 지난 2019년 12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5년 1억1800만 달러의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시기 FA 투수 중에서 게릿 콜(뉴욕 양키스·9년 3억2400만 달러),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7년 2억4500만 달러) 다음으로 좋은 대우. 2019년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이자 사이영상 2위였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4년 8000만 달러)보다 몸값이 비쌌다.
지난 200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 출신 휠러는 2011년 7월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돼 2013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제이콥 디그롬, 노아 신더가드, 맷 하비와 함께 메츠의 미래로 주목받았으나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재활로 2015~2016년을 쉬었다. 2017년 복귀 시즌에도 고전했다.
2018~2019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지만 FA 계약 당시 5시즌 통산 성적은 44승38패 평균자책점 3.77. 크게 돋보인 성적은 아니었지만 1억 달러 이상 대박 계약을 따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경험이 없는 선수 중 총액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한 것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에 계약한 외야수 추신수(2013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
휠러는 FA 계약 이후 더 잘했다. 2020년 첫 해 4승2패 평균자책점 2.92로 첫 사이영상 득표(12위)에 성공했고, 지난해 32경기 213⅓이닝을 던지면서 14승10패 평균자책점 2.78 탈삼진 247개로 활약했다. 내셔널리그 이닝, 탈삼진 1위에 오르며 첫 올스타와 함께 사이영상 2위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올해는 팔꿈치 건염으로 8월 중순부터 한 달간 공백이 있었지만 26경기(153이닝) 12승7패 평균자책점 2.82 탈삼진 163개로 안정감을 이어갔다.
여세를 몰아 개인 첫 가을 야구에서도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40으로 호투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한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6⅓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만난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6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이어 19일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포스트시즌 개인 첫 승을 신고하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압도했다. 5회 1사 후 윌 마이어스에게 맞은 안타가 유일한 피안타. 83개의 공으로 7이닝을 삭제했다. 193cm 큰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 98.9마일(159.2km), 평균 97.2마일(156.4km)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43개) 중심으로 커브(17개), 슬라이더(12개), 싱커(11개)를 섞어 던졌다. 모든 구종이 시즌 평균보다 1.3마일(2.1km) 이상 빠를 정도로 큰 경기에서 아드레날린이 넘쳤다.
시즌 최다승(111승) LA 다저스를 무너뜨린 샌디에이고였지만 이날은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필라델피아에 1차전을 0-2로 내줬다. 휠러에게 3타수 무안타로 막힌 샌디에이고 간판 타자 매니 마차도는 “휠러가 엄청난 게임을 했다. 우리는 몇 번 출루했을 뿐 주자를 누상에 2명 이상 내보내지 못했다. 그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존을 공략했고, 우리는 빈틈을 찾지 못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