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원했던 PS 선발인데…ERA 15.43 참사, 고개 숙인 국대 잠수함 [준PO3]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0.19 22: 30

“올해는 꼭 포스트시즌에서 선발을 맡을 겁니다.”
KT 에이스 고영표는 지난해 선발 한 축을 맡아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2로 호투했지만 한국시리즈서 선발이 아닌 불펜을 맡았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이 풍부하고 불펜이 취약한 팀 사정을 고려해 고영표를 불펜으로 이동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물론 고영표는 불펜에서도 3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하며 통합우승에 기여했지만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불발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순 없었다.
고영표는 올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과 함께 28경기 13승 8패 평균자책점 3.26을 남겼다. 28경기 중 21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 고영표는 정규시즌 내내 인터뷰에서 입버릇처럼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선발을 맡고 싶다”고 가을 무대 선발 데뷔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고, 마침내 19일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낙점되며 꿈을 이뤘다.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3회초 1사 3루에서 KT 고영표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2022.10.19 /sunday@osen.co.kr

다만 선발 데뷔 전망이 밝진 않았다. 최종전이었던 지난 11일 잠실 LG전에서 3이닝 4실점 난조를 보였고, 17일 2차전에서는 불펜 대기를 통보받으며 선발 데뷔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당시 루키 박영현이 깜짝 호투를 선보이며 결국 선발 등판이 성사됐다.
올해 키움 상대로도 3경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부진했다. 홈구장 성적도 14경기 4승 6패 평균자책점 4.15로, 14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한 원정보다 좋지 않았다.
경기 전 “큰 경기는 다르지 않을까 싶다. 불펜 대기할 때 예전 구위를 되찾았다는 보고도 받았다”라고 희망을 제시한 이강철 감독. 그러나 야속하게도 정규시즌 데이터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소형준처럼 큰 경기에 강한 면모도 뽐내지 못했다.
고영표는 1회부터 대량 실점했다. 2사 후 집중력이 아쉬웠다. 김준완-이용규 테이블세터를 범타 처리했지만 이정후-김혜성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은 뒤 야시엘 푸이그를 만나 선제 스리런포를 헌납했다. 풀카운트 끝 던진 7구째 낮은 체인지업(118km)이 야속하게도 좌측 담장 너머로 향했다. 이후 김태진을 2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
2회에는 1사 후 신준우에게 빗맞은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송성문을 좌익수 뜬공, 김준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평화도 잠시 3회 선두 이용규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다시 위기에 몰렸다. 후속 이정후를 힘겹게 우익수 뜬공 처리했지만 김혜성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중견수 배정대의 포구 실책까지 더해져 타자주자가 2루를 거쳐 3루까지 도달했다.
고영표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0-4로 뒤진 3회 1사 3루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씁쓸하게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는 57개. 이후 데스파이네가 후속 푸이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 승계주자 1명이 홈을 밟았다. 이는 야수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
그토록 원했던 포스트시즌 선발. 그러나 막상 기회가 주어지자 실망스러운 투구로 팀을 벼랑 끝에 몰리게 했다. 고영표의 이날 성적은 2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5실점(4자책) 평균자책점 15.43. 이제 1패면 2연패 도전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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