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박진만 감독을 선임한 날 두산 이승엽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두 1976년생 젊은 감독의 지략대결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날. 비록 지도자 데뷔는 친정 삼성이 아닌 두산에서 하게 됐지만 이승엽 감독은 취임식에서 친정 삼성 팬들을 잊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의 영구결번(36번) 레전드 출신이다. 경북고를 나와 1995년 삼성에 입단, 통산 홈런 1위(467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1위(56개)를 비롯해 최연소 100홈런(22세 8개월 17일), 최연소·최소경기 200홈런(24세 10개월 3일, 816경기), 최연소·최소경기 300홈런(26세 10개월 4일, 1,075경기), 7시즌 연속 시즌 30홈런 등의 굵직한 홈런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 감독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제11대 두산 감독 취임식에서 “삼성 라이온즈에서 받은 큰 사랑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슴 속에 갖고 있겠다”라고 삼성 팬들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국민타자는 삼성에서 영구결번된 36번이 아닌 77번을 새로운 등번호로 택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7이라는 숫자를 굉장히 좋아한다. 언젠가 지도자가 되면 77번을 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도자 첫걸음인 두산 베어스에서 이 번호를 달게 됐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승엽 감독의 친정 삼성은 이날 박진만 감독대행을 16대 감독으로 정식 선임했다. 한때 삼성을 이끌었던 1976년생 내야수 듀오가 나란히 지도자가 된 것이다.
이 감독은 “박진만 감독은 동기다. 같이 시드니올림픽부터 베이징올림픽까지 국제무대에서 함께 뛰었던 좋은 친구다”라며 “이제 상대로 만나게 됐는데 친구보다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두산 승리를 위해 뛸 것이며 박진만 감독도 그럴 것”이라고 새로운 각오를 전했다.
아울러 “젊은 감독들이 중심이 돼서 뜸해진 프로야구 팬들의 발길을 조금이라도 돌릴 수 있도록 좋은 경기를 하겠다”라는 포부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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