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의 포수가 친정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승엽 신임 감독이 취임과 함께 뉴 베어스의 취약 포지션으로 포수를 꼽으며 양의지의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제11대 두산 감독 취임식에서 능력 있는 주전 포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앞으로 이끌어나갈 팀의 취약 포지션을 포수로 꼽으며 전력 보강을 요청하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두산은 최근 8년 동안 FA 시장의 철저한 판매자였다. 외부 영입은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과 함께 4년 84억원에 데려온 투수 장원준이 마지막이다. 여기에 내부 FA 단속마저 실패하며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최주환, 오재일, 이용찬, 박건우 등 주축 선수들이 연례행사처럼 팀을 떠났다. 두산은 그럼에도 화수분야구를 앞세워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해냈다.
그러나 올해는 화수분야구가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며 창단 첫 9위 수모를 겪었다. 매 년 순위표 상단을 차지하던 두산에게 전면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 찾아온 것이다. 두산은 이에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이승엽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파격 선임하며 뉴 베어스를 외쳤다.
이 감독은 이날 취임식에서 두산의 취약 포지션을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포수를 언급했다. 이 감독은 “구단에게 FA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린 건 없다”라면서도 “취약한 포지션이 포수라고는 말씀드렸다. 좋은 포수가 있으면 야수진과 투수들이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박세혁, 장승현, 안승한으로 안방을 꾸린 두산은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서 박세혁이 FA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2019년 통합우승 이후 3년 동안 박세혁 체제의 한계를 어느 정도 실감했기에 새로운 왕조 구축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감독 또한 “박세혁이 현재 FA다. 그러나 혹시 박세혁이 떠난다면 포수 포지션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거물급 포수 영입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어필했다.
다가오는 KBO리그의 포수 FA 시장은 역대급 풍년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두산과 NC의 우승을 이끈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NC)를 비롯해 유강남(LG), 박동원(KIA), 이재원(SSG) 등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들이 대거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당연히 최대어는 양의지다. 2015년과 2016년 두산, 2020년 NC의 우승을 이끈 자타공인 KBO리그 넘버원 포수다. 35살의 나이에도 타격, 수비 모두 정상급 기량을 유지 중이며, 어린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 수 있어 뉴 베어스를 선언한 두산 입장에서 최적의 영입 옵션이 될 수 있다.
과연 이승엽호의 주전 안방마님 자리는 어떤 선수가 차지하게 될까. 신임 감독이 취임식에서 취약한 포지션을 콕 찝어 포수라고 언급한 만큼 두산 프런트가 예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