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시행 전부터 잡음이 컸던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이 현실화됐다. 그리고 수정된 샐러리캡 제도에서 최대 수혜팀은 삼성 라이온즈가 될 전망이다.
KBO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인 선수 제도 개정안을 논의했고 샐러리캡 제도를 손봤다. 외국인 선수 3명의 샐러리캡 총액 400만 달러는 원안을 유지한다.
단, 최대 400만 달러 중 연봉, 계약금 이적료 외에 특약(인센티브)은 실지급액 기준으로 포함시키기로 변경했다. 신규 외국인 선수와 계약할 시 100만 달러 상한제도 유지는 하되, 인센티브는 실지급액 기준으로 포함된다.
그리고 이번 샐러리캡 개정안에서 가장 핵심 변화는 재계약 선수에 대한 증액 조항이다. KBO와 이사회는 기존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할 경우(보류권을 갖고 있는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 포함) 해당 선수의 재계약 연차에 따라서 10만 달러씩 증액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재계약 연차는 소급해서 적용된다. 이번 샐러리캡 조항 신설로 앞선 재계약 횟수가 초기화되는 것이 아니다. 가령 A 외국인 선수가 B구단에서 2021년부터 활약해서 2022년 재계약에 성공한 뒤 2023년에도 뛰게 될 경우 재계약 2년차로 적용돼 B구단의 샐러리캡은 400만 달러에서 20만 달러 더 늘어난다.
개정된 재계약 증액 조항으로 가장 수혜를 보는 팀은 삼성이 될 전망이다. 10개 구단 중 기존 외국인 선수 3명 모두와 재계약할 가능성이 있는 팀은 삼성이다.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 알버트 수아레즈의 원투펀치에 타선의 핵 호세 피렐라 모두 올해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2020년 입단해 올해까지 재계약을 2번 하면서 3년차를 맞이한 뷰캐넌은 올해 26경기 11승8패 평균자책점 3.04(160이닝 54자책점)으로 부상에도 불구하고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올해 합류한 수아레즈는 30경기(29선발) 6승8패 평균자책점 2.49(173⅔이닝 48자책점)의 특급 성적을 남겼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세부 수치는 리그 최정상급 선발 투수였다.
2021년 합류했고 재계약하며 올해 활약한 피렐라는 141경기 타율 3할4푼2리(561타수 192안타) 28홈런 109타점 102득점 15도루 OPS .976의 특급 성적을 남겼다. 리그 최정상급 타자였지만 타이틀은 득점 1개 뿐이다. 타율, 최다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에서 모두 2위에 머물렀다. 타율, 최다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은 타격 5관왕 이정후에 밀렸다. 홈런은 박병호를 뛰어넘지 못했다.
재계약의 명분과 이유가 충분한 선수들이다. 당초 샐러리캡이 400만 달러 고정이었다면 이들 3명과 재계약이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뷰캐넌은 올해 총액 17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110만 달러, 인센티브 50만 달러)를 받았다. 피렐라도 총액 120만 달러(총액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4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올해 신규 외국인이었던 수아레즈도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미 3명에게 주는 돈이 100만 달러가 넘었고 올해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던 뷰캐넌의 총액을 조금 낮춘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두 선수의 인상요인이 너무나 확연했기에 400만 달러를 맞추기에는 빡빡했다.
그러나 재계약 연차에 따라 10만 달러씩 한도가 늘어나는 샐러리캡 제도 개정으로 삼성이 3명과 모두 재계약한다면 샐러리캡은 400만 달러가 아닌 460만 달러가 된다. 뷰캐넌은 재계약 3년차로 30만 달러, 피렐라는 재계약 2년차로 20만 달러, 수아레즈는 재계약 1년차로 10만 달러가 늘어난다. 최대 60만 달러가 증액되는 효과를 보게 되는 셈이다.
또한 인센티브도 실지급액 기준이 되면서 인센티브의 비중을 확대시켜서 총액은 늘어나지만 계약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묘안까지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물론 기존 외국인 선수들과 재계약을 하려는 구단들 모두 이번 개정안으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러나 삼성이 최대 수혜자가 됐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