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신인이 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투수 문동주가 한화에서 유일하게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에 출전할 ‘팀 코리아(KBO 올스타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BO는 내달 11~15일 부산 사직구장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러지는 ‘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에 참가할 KBO 올스타팀인 ‘팀 코리아’ 명단 28명을 18일 발표했다.
KBO 기술위원회가 현장과 소통하면서 베테랑과 신예가 어우러진 신구 조화를 이룬 멤버를 구성했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 KT 감독이 팀 코리아 사령탑을 맡았다.
내년 WBC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단순 이벤트가 아니다. 국가대표팀 미리 보기 같은 성격을 갖는데 실제 투수 김광현(SSG), 양현종(KIA), 고우석(LG), 포수 양의지(NC), 내야수 최정(SSG), 오지환(LG), 외야수 김현수(LG), 이정후(키움), 나성범(KIA)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선수들이 포함됐다.
화려한 국가대표급 명단에 문동주의 이름이 눈에 띈다. 올해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 문동주는 올해 1군에서 13경기에서 28⅔이닝을 던지며 1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5.65 탈삼진 36개를 기록했다. 객관적인 성적만 보면 올스타팀 명단에 포함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시즌 막판 보여준 퍼포먼스가 엄청났다. 지난 6월 견갑하근 부분 파열 및 혈종 진단을 받고 두 달간 휴식과 재활을 거쳐 8월부터 선발로 몸을 만든 문동주는 9월 1군 복귀 후 3경기 모두 5이닝씩 던지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15이닝 동안 20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평균자책점 3.00.
최고 158km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에 예리한 슬라이더까지 구사하며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강철 감독도 문동주를 주시하기 시작했고, WBC 전초전 격인 MLB 월드투어 게임에 뽑았다. 영남 올스타팀이 치르는 첫 경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3경기에서 위력을 보여주면 WBC 승선까지 기대할 만하다.
문동주의 가능성과 미래는 무한하지만 이번 명단을 받은 한화로선 마냥 기뻐할 수 없다. 28명 중 한화 선수는 문동주가 유일하다. 삼성(오재일), 롯데(김원중)도 1명밖에 뽑히지 않았지만 19살 신인 외에는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국대급 선수가 없다는 사실이 3년 연속 최하위로 떨어진 한화의 현실을 말해준다.
지난해 리빌딩 주역으로 폭풍 성장한 정은원, 노시환, 강재민 등 젊은 선수들이 올해 한 단계 스텝업하지 못한 게 아쉽다. 이 선수들이 내년에 꼭 반등해야 한화의 리빌딩도 빛을 볼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