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오승환 주목→필승조 도약→PS 최연소 SV…“나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0.18 17: 08

입단 때부터 제2의 오승환으로 주목받았던 KT 루키 박영현(19)이 포스트시즌에서 오승환을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로 세이브의 새 역사를 썼다.
박영현은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신고했다. 팀의 시리즈 반격을 이끈 귀중한 구원이었다.
박영현은 2-0으로 앞선 8회 선발 웨스 벤자민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루키의 투구는 씩씩하고 담대했다. 등장과 함께 김준완을 3구 삼진으로 잡으며 스타 탄생의 서막을 알리더니 대타 이용규를 초구에 좌익수 뜬공, 이정후를 공 3개로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이후 예상을 깨고 9회에도 등판해 김혜성-야시엘 푸이그-대타 김웅빈을 12구 삼자범퇴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KT 위즈가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1승 1패를 만들었다. KT는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KT 장성우와 박영현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10.17 /sunday@osen.co.kr

박영현은 경기 후 “8회를 마치고 내려왔을 때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더 할 수 있냐고 물어보셨다. 된다고 말씀드렸더니 다음 이닝도 올라가라고 하셨다”라며 “9회부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공을 던졌다. 긴장을 됐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라고 2이닝 세이브 뒷이야기를 전했다.
박영현은 이날 만 19세 6일의 나이로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신고하며 역대 최연소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두산 임태훈이 2007년 10월 23일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기록한 19세 25일이었다. 16일 1차전에서 1타자를 상대하며 가을 분위기를 익힌 뒤 이튿날 2이닝 퍼펙트 세이브로 새 역사를 썼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KT 박영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2.10.17 /cej@osen.co.kr
박영현은 “1차전에서는 한 타자만 상대하러 나갔는데 오늘(17일)은 2-0의 타이트한 상황에 올라갔다. 타자들을 막아야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나왔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유신고를 나와 2022 KT 1차 지명된 박영현은 데뷔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마무리 유망주다. 고3 시절 최고 152km의 강속구를 앞세워 16경기 평균자책점 0.80 86탈삼진의 압도적 투구를 펼쳤고, 이에 힘입어 고교야구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제2의 오승환이 될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은 그였다.
박영현은 잠재력을 인정받아 프로 첫 스프링캠프를 1군 선수들과 함께 치렀다. 구위, 구속, 배짱 모두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와 함께 개막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물론 데뷔전이었던 4월 3일 수원 삼성전에서 ⅔이닝 1실점으로 쓴맛을 봤지만 전반기 23경기 평균자책점 3.32로 1군 경쟁력을 입증했고, 8월 들어 이강철 감독의 신임을 받아 마침내 필승조로 신분이 상승했다. 그 결과 52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6의 준수한 성적으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박영현은 “시즌 초반에는 불안했는데 6월부터 몸이 다 만들어졌다. 그 상태에서 자신감이 생기다보니 마운드에서 내 공을 뿌릴 수 있게 됐다”라고 첫해를 되돌아봤다.
박영현은 이날 롤모델인 오승환처럼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를 스스로 끝냈다. 그는 “이렇게 큰 경기에서 세이브를 하게 될 줄 몰랐다. 너무 영광이고 뿌듯하다”라며 “오승환 선배님이 경기를 보셨을 것 같아서 더 기분이 좋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